시사

시사 > 전체기사

[박정태의 ‘박근혜 특검’ 생생기록] 31. ‘블랙리스트’ 무더기 영장… 조윤선은 사과문

9일 오후 국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 4명에 대해 무더기로 구속영장이 청구됩니다. 조윤선 현 문체부 장관은 오늘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블랙리스트 존재를 인정하고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종전까지 블랙리스트 존재를 부인하다 청문회 위증 혐의로 고발되고 특별검사팀 수사에서 전모가 밝혀질 것으로 보이자 입장을 바꾼 듯합니다. 현직 장관의 거짓말이 끝을 보게 된 겁니다. 공식 수사 20일째(1월 9일 월요일)의 이야기입니다.

9일 오전 국회 청문회에 불출석했다가 동행명령장을 받고 오후에 출석한 조윤선 문체부 장관. 뉴시스

# 무더기 영장=특검팀은 블랙리스트에 연루돼 피의자로 소환조사한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과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등 4명에 대해 직권남용 등 혐의로 오늘 중 구속영장을 청구합니다. 이들이 박근혜정권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정부 지원에서 배제하기 위한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관리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죠.

특검팀 이규철 대변인(특검보)은 오후 2시30분 정례브리핑에서 블랙리스트 관련자 엄단 방침을 밝혔습니다. “고위 공무원들이 문화계 지원 배제 명단을 작성해 시행한 경위가 국민의 사상 및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명단 작성 및 시행 관련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을 예정입니다.” 이는 블랙리스트 작성이 헌법적 가치를 유린한 것으로 봤기 때문입니다. 이제 그 윗선인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체부 장관의 소환이 임박했습니다.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가 9일 오후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그 옆으로 국회 청문회 상황이 중계되고 있다. 뉴시스

# 뒤늦게 사과문 낭독=오전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7차 청문회에 불출석했던 조윤선 장관은 동행명령장이 발부되자 오후 청문회에 모습을 보였습니다. 조 장관은 이 자리에서 미리 준비한 사과문을 읽었습니다. “문화예술정책 주무장관으로서 그간 논란이 된 블랙리스트 문제로 많은 문화예술인은 물론 국민들께 심대한 고통과 실망을 야기한 점 깊이 사과드립니다. 문체부가 이를 철저히 조사해 전모를 확인하지 못하고 리스트에 대해서 명확하게 밝히지 못한 것은 제 불찰입니다.”

그러면서도 아직 특검 수사가 종결되지 않아 이 자리에서 전모를 소상하게 밝힐 수 없다고 버텼습니다. 자신이 위증 혐의로 고발돼 수사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답변이 향후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죠. 또 의원들의 추궁에 블랙리스트 존재 사실은 인정했지만 자신은 그 문서를 본 적이 전혀 없다고 강변하기까지 했습니다.

9일 오전 특검 사무실에 소환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최지성(왼쪽) 부회장과 장충기 사장. 뉴시스

# 대통령과 삼성의 뇌물죄 수사는=삼성그룹 핵심부인 미래전략실 고위 간부들이 오늘 처음 소환됐습니다.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2명입니다. 소환시각인 오전 10시가 좀 안돼 나온 이들은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 없이 조사실로 올라갔습니다.

이들의 소환은 이재용 부회장의 특검 출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의미입니다. 두 사람에 대해서는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규철 대변인은 “현 단계에서 원론적으로는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영장 청구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 소환 시기와 관련해서도 “구체적인 일정이 잡혀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동생 박근령씨의 남편인 신동욱 공화당 총재가 9일 오후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뉴시스

# 육영재단 재산 형성 의혹도 조사=박근혜 대통령의 제부이자 박 대통령 동생 근령씨 남편인 신동욱 공화당 총재를 오후 2시쯤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습니다. 육영재단의 재산 형성 과정 및 분쟁 등을 들여다보기 위해서입니다. 이규철 대변인은 “신동욱씨를 부른 이유는 육영재단 재산 형성 관련 의혹에 한정된다”고 했습니다. 이를 통해 최태민-최순실 일가의 재산 형성과 관련된 연결고리를 찾으려는 모양입니다.

최순실씨는 오늘 또다시 특검팀 소환에 불응했습니다. 오후 2시 출석을 요구했지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습니다. 10일 헌법재판소의 박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증인신문과 11일 서울중앙지법의 형사사건 2차 공판을 준비해야 한다는 이유죠. 공식적으로는 세 번째 소환 거부입니다. 특검팀은 강제수사를 위해 새로운 구속영장 청구를 준비 중입니다. 뇌물죄와 이화여대 업무방해 혐의 등을 적용할 듯합니다. 한데 최씨가 10일 예정된 헌재 증인신문에도 출석할 수 없다는 사유서를 헌재에 제출했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습니다.

한편 지난 주말에는 정관주 전 차관과 신동철 전 청와대 비서관(7일), 김종덕 전 장관과 김상률 전 청와대 수석(8일)을 소환해 피의자로 입건했습니다. 6일에는 삼성 합병과 관련해 김진수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입건했죠. 삼성 등 기업의 뇌물공여 및 금품공여 의혹과 관련된 혐의랍니다. 최순실씨 주거지인 서울 강남구 신사동 미승빌딩과 ‘비밀 의상실’에 대해서는 압수수색이 진행됐습니다.

박정태 선임기자 jtpark@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