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검찰 수사로 구속 수감됐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의 증인으로 채택됐던 최순실(61)씨와 정호성(48)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헌법재판소에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헌재가 강제구인을 결정할지 주목된다.

10일 헌재에 따르면 정 전 비서관은 지난 9일 오후 10시쯤 돌연 불출석 사유서를 전달했다. 정 전 비서관은 탄핵심판의 증언이 본인 형사재판과 관련돼 있고, 18일 공판기일이 잡혀 있다는 이유로 출석을 거부했다. 최씨도 같은날 오전 헌재에 팩스를 보내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최씨도 자신의 형사재판을 준비해야 하며, 딸 정유라(21)씨와 함께 검찰 수사를 받고 있기도 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애초 10일 열리는 공개변론에서는 최씨와 정 전 비서관, 그리고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었다. 이들 셋은 탄핵심판의 청구인 측과 피청구인 측이 준비절차기일에서 공통적으로 신청한 증인들이었고, 지난달 수명재판부가 맨 먼저 증인으로 채택했었다. 하지만 잇따라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며 증인신문에는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안 전 수석 역시 증인신문 예정시각 막판까지 불출석 의사를 낼 수 있는 상황이다.

헌재는 그간 사안의 중대성, 신속한 재판 진행 필요성을 거론하며 양측의 협조를 당부해 왔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증인들은 불출석 의사를 밝히거나 아예 잠적하고 있다. 헌재는 채택 증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소환에 불응할 경우 징역 1년 이하 또는 100만원 이하 벌금의 형사처벌을 할 수 있다. 강제구인도 가능하다. 

헌재는 10일 열리는 공개변론에서 최씨 및 정 전 비서관이 적어낸 사유가 정당한지 따져 강제구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날 증인신문이 예정됐던 이들의 증언은 탄핵심판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진행됐던 2004년에도 헌재는 증인신문에 불응한 신동인 롯데쇼핑 사장에 대해 강제구인을 결정했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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