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오케스트라’ 만든 안산 순복음등불교회, “멋지죠?”

지난 7일 경기도 안산시 등불교회(변진수 목사). 교회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악기 연주 소리가 들렸다. 예배당이자 연습실인 2층으로 향했다. 그 안에는 초등학교 학생들부터 50~60대 성인까지 40여명이 지휘자의 손끝에 맞춰 악기를 연주하고 있었다. 편성은 바이올린 첼로 등 현악기부터 플루트 오보에 등 목관악기까지 다양했다. 지휘자가 중간 중간 연주속도를 말로 조정해줬다. 수준은 미흡했지만 그래도 서너 곡을 끝까지 연주했다. 가장 오래된 연주자의 경력이 겨우 1년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대단한 결과다.

지역주민과 성도들로 이뤄진 안산 등불교회 오케스트라가 지난 7일 교회에서 연주 연습을 하고 있다. 오른쪽 위 백발 머리의 남자가 변진수 등불교회 목사.

이 오케스트라의 특징은 교회 성도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도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명 ‘동네 오케스트라’인데 이웃들을 섬기며 전도하는 데 효과가 크다. 악기를 배우고 함께 연주하기 위해 교회 문턱을 자주 넘다보면 교회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진다. 덕분에 7명이 새신자로 등록했다.

변진수 목사가 오케스트라를 만든 것은 지난해 1월이다. 2011년 개척한 변 목사는 어떻게 하면 전도 접촉점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러다 국민일보에서 비영리 단체인 ‘뮤직홈 소리나눔’(대표 서동범)이 동네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준다는 광고를 봤다. 교회가 전도를 위해 오케스트라를 만들면 개인 레슨비 3만5000원만 받고 강사를 파견하고 악기도 무상 대여하는 등 다양한 지원을 한다는 내용이었다.

레슨비가 저렴하기 때문에 종교와 상관없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오케스트라를 만들기로 하고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전단지를 뿌렸다. 아무래도 재정적인 여유가 있는 이들이 음악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교회 주변의 어려운 가정을 대상으로 홍보했다. 전단지를 각 가정 우편함에 넣고 자동차 앞유리에도 꽂았다. 그랬더니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평소 악기를 배우고 싶었는데 여유가 없어 시작하지 못했던 이들이 많았다.

연습은 매주 토요일 오전 10반부터 2시간 동안 진행한다. 한 시간은 개인 레슨을 하고 한 시간은 합주를 한다. 이후에는 교회가 마련한 점심을 먹는다. 이 교회 고영란(45·여) 집사는 “간단히 먹을 음식을 준비한다”며 “이 시간에 삶도 나누고 자연스레 복음도 전한다”고 했다.

현재 단원 40여명 중에 비기독교인의 비율은 40%다. 변 목사는 “교회에 등록하지 않은 이들도 밖에 나가서는 등불교회에 다닌다고 해요.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니잖아요. 매주 연습하러 오니까”라며 웃었다.

지난해 6월부터 플루트를 배우고 있는 추혜경(61·여)씨는 “이사를 와서 교회를 찾던 중에 악기를 가르쳐 주는 이 교회를 알게 됐다”며 “보통 교회에 처음 가면 어색한데 이곳은 음악이라는 공통 관심사가 있어 적응하기 쉬웠다”고 했다.

교회는 오는 14일 안산시 본오1동주민센터에서 연주회도 연다. 1년에 두 번하는 정기연주회로 자선 공연이다. 변 목사는 “차상위 계층을 돕기 위한 기금을 마련하는 음악회”라며 “평소 배운 음악으로 이웃을 섬기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산=글·사진 전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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