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관련 책을 냈다는 이유로 정부에게 불이익을 받은 출판사 ‘창작과비평’(이하 창비)이 “야만의 시대를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창비는 정부가 문제삼은 ‘그 책’을 현재 무료배포 중이다.

동아일보는10일 정부의 연간 지원 예산이 300억원에 불과한 출판계에도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적용됐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2015년 초에 창비와 문학동네를 ‘좌파 문예지’라고 표현하며 지원 정책 수정을 지시했고, 이후 해당 출판사들에 대한 정부 지원이 줄어들었다.

두 출판사가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유는 세월호 참사를 소재로 한 책을 출간했기 때문이다. 창비는 2015년 1월 ‘금요일엔 돌아오렴: 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을 출간했다. 문학동네는 2014년 10월 세월호 참사의 진실 규명을 촉구한 ‘눈먼 자들의 국가’를 펴냈다.



이날 창비는 공식 페이스북에 “권력의 입맛에 따라 문화예술이 마구 짓밟히는 이 시대를 살아가며 독자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저희 역시 참담한 마음”이라고 심경을 전했다.

창비는 세월호 참사 1000일을 맞아 지난 9일부터 오는 15일까지  ‘금요일엔 돌아오렴’ 전자책을 무료 배포중이다.

창비는 “세월호 이 책을 읽은 분들이 더 많아질수록 진실에 한걸음 더 나아갈 힘이 생긴다고 믿는다. 부디 더 많은 독자 여러분들이 이 책을 다운받아주시고, 저희의 뜻을 널리 알려주시기 바란다”고 적었다. 이어 “저희도 함께 이 야만의 시대를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문학동네도 같은날 공식 페이스북에 ‘눈먼자들의 국가’ 책표지를 올리며 입장을 밝혔다.

문학동네는 “박 대통령이 창비와 문학동네를 언급하며 지원 삭감을 지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세월호 참사’를 다룬 책을 펴냈다는 이유다”라며 “문학동네는 앞으로도 글과 사유(思惟)의 힘을 아는 독자들을 믿고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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