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2일 오후 귀국한다. 다음날 현충원 참배에 이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찾고, 세월호 참사의 현장인 진도 팽목항도 방문할 예정이다. 점차 운신의 폭을 넓히며 본격 대선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귀국 하루 전날 동생 반기상씨와 조카 주현씨가 경남기업 빌딩 매각과 관련해 뇌물, 사기, 돈세탁 등의 혐의로 뉴욕연방법원에 기소되는 일이 벌어졌다. 미국 검찰은 기소장에서 주현씨가 '가족의 명성을 이용하려 시도했다'고 적시했다. 반 전 총장의 이름을 이용해 거래를 성사시키려고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반 전 총장은 뉴욕 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동생과 조카가 기소된 것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었지만 “당황스럽고 민망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하다”고 말했다.

반기상씨 아들 주현씨는 경남기업이 사활을 걸고 매각하려 했던 베트남 하노이 소재 ‘랜드마크72’ 빌딩 매각 대행을 하면서 여러 차례에 걸쳐 자신의 ‘가문’, 즉 반 전 총장과의 관계를 거론한 사실이 확인됐다.


주현씨는 건물 매각을 위해 카타르에 공을 드렸다. 카타르 왕족 대리인이라고 밝힌 말콤 해리스라는 인물을 통해 카타르 국부펀드가 랜드마크72를 인수하도록 추진했다. 하지만 말콤 해리스는 왕족에게 전달하겠다며 60만달러를 받아갔지만 자신이 흥청망청 써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주현씨는 KBS와의 통화에서, "가족의 명성" 언급은 사업을 위해 내부자들끼리 주고받은 말이었다며, 반 전 총장에게 실제로 도움을 요청하거나 도움을 받은 적은 없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5시30분 귀국한다. 다음날 현충원을 참배하고, 충북 음성에 있는 부친 선영에 귀국 인사를 한 뒤 음성 사회복지시설인 '꽃동네'를 방문한다.

반 전 총장 캠프에는 이명박 정부 시절 대통령 국정기획 수석비서관을 지낸 곽승준 교수와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같은 MB계열 인사들도 상당수 합류했다.

김종인 민주당 전 비상대책위 대표와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와도 만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대권행보와 맞물려 본격적인 검증도 시작됐다.


귀국 하루 전날 동생과 조카가 뇌물 공여 혐의로 기소된 사건은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 혐의와 관련해 조카 주현씨의 경우 형량이 62년이다. 사건의 주범으로 본 것이다. 여기에 가족 명성을 이용하려 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측근 문제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 23만달러를 받았다는 의혹도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언론중재위에 시사저널을 제소했지만 시사저널 측은 “반 전 총장이 직접 해명하라”며 맞서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신천지 등 이단 종교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의심을 사고 있다. 반 전 총장 측은 모든 의혹을 해소하겠다고 밝혔지만 반 전 총장에게는 힘겨운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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