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수사를 맡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이규철 대변인(특검보)이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소환 및 수사진행 상황을 브리핑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을 뇌물공여 혐의 피의자로 소환 조사 중인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이 횡령·배임 혐의 적용도 검토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회삿돈을 최순실(61·구속기소)씨 일가 특혜 제공에 사용한 것이 확인될 경우 회사에 손해를 끼친 행위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규철 특검보는 12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이 부회장에게 횡령 또는 배임 혐의를 적용하는 것도 수사팀의 고려사항인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부회장을 소환할 당시 뇌물공여 등 혐의를 받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며 "횡령·배임 혐의도 전체적 고려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204억원을 출연하고, 최씨 일가에 94억원이 넘는 금전적인 지원을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배경에 지난 2015년 7월 국민연금공단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표가 있었다는 것이 특검팀의 판단이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의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 증인 출석 당시 위증 혐의도 조사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당시 청문회에 출석해 최씨 일가 특혜 지원 과정을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이 특검보는 "이 부회장의 위증 혐의는 특검이 국회에 고발을 요청한 상태이기 때문에 국회 고발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당연히 조사 범위에 포함된다"며 "청문회에서 증언할 당시와 배치되는지 부분도 조사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특검팀은 최씨 일가 특혜 지원 과정에서 사용한 자금 이외에 삼성그룹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204억원을 출연한 부분도 뇌물죄 적용이 가능한지 법리를 검토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두 재단이 사실상 최씨나 박 대통령 소유로 판단될 경우 출연금 부분에도 뇌물죄 적용이 가능하다고 해석하고 있다.

법리 검토 결과 뇌물죄 적용이 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공소장 변경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박 대통령 등의 직권남용 혐의의 피해자로 묘사된 각 기업이 뇌물공여 혐의의 피의자가 될 가능성이 열려있는 셈이다.

이 특검보는 "이미 기소가 돼 있지만 출연금 부분이 뇌물 혐의 대상이 되는지에 대한 법리 판단도 지금 검토하는 상황"이라며 "검토 결과에 따라 삼성뿐만 아니라 다른 대기업도 같이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 내용을 검토한 뒤 구속 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특검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삼성그룹 최지성(66)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과 장충기(63)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의 신병 처리 여부도 함께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미 피의자로 입건한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과 김진수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에 대해 각각 배임 혐의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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