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2일 귀국 직후 공항철도를 타고 서울역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일반시민들에 불편을 호소했다. 

반 전 총장은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반 전 총장은 당초 공항철도를 이용하려는 계획을 접고 승용차로 자택에 이동하려 했으나 다시 
시민들을 만나는 ‘민생행보’에 나서기로 하면서 혼란이 증폭됐다.

반 전 총장 측 이도운 대변인은 "실무 준비 팀에서 공항과 고속철도 등에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을까 우려해 승용차를 이용하는 것으로 준비했지만 반 전 총장이 귀국 후 곧바로 시민들과 만나는 것이 더 의미가 있겠다는 취지에서 일정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반 전 총장은 인천공항에서 공항철도를 이용해 서울역으로 이동하기로 하고 직접 표를 끊고 공항철도에 탑승했다.

이 과정에서 승객들은 에스컬레이터가 멈추고 통제돼 불편을 겪었다. 1인 미디어로 활동 중인 김정환(미디어몽구)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인천공항에서 반기문 공항철도 쪽으로 갈 때 그가 지나간 뒤 에스컬레이터가 멈추고 통제돼 많은 분들이 불편을 겪었다”면서 “수리해야 된다고 하더니 나중에서야 작동 버튼 눌러 정상운행 하더라. 한참동안 윗 층에서 내려가질 못해 이용객들의 항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반 전 총장이 돌연 일정을 변경해 서울역을 방문한다는 소식에 대합실에 있던 노숙인들이 외부로 쫓겨나는 일이 발생했다.

세계일보도 반  전 총장이 서울역에 도착하기 2시간 전부터 역내 보안 요원들은 노숙인들을 끌고 밖으로 잡아끌었다’면서 ‘추운 날씨 탓에 따뜻한 대합실에서 머물던 이들은 치안 유지를 이유로 순식간에 영하로 떨어진 광장으로 내몰렸다’고 보도했다.

노숙인 이모씨는 인터뷰에서 “20년 이상 서울역에서 머물러왔지만, 초저녁에 이런 식으로 쫓겨나긴 처음”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이 서울역 대합실에 등장하자 지지단체와 취재진, 경호팀이 한데 뒤엉켜 역사 일대가 마비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경호원들과 지지자들의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합실 인근에서는 태극기를 흔들며 “반기문!”을 연호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반 전 총장은 지지자들을 향해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 답했다.

서울역 주변 상인들 일부는 불만을 토로했다. 서울역 인근 구두상점은 반 전 총장의 지지자들이 몰리면서 전시된 구두가 널브러지는 피해를 봤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민들은 반 전 총장을 향해 “어떻게 지하철을 타라는 것이냐”면서 “이게 뭔 민생이냐”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노숙인들은 반 전 총장이 승용차를 타고 서울역을 떠난뒤에야 실내로 들어올 수 있었다. 

한편, 서울역에서 차를 타고 사당동 자택으로 향한 반 전 총장은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 등의 환영을 받으며 오후 8시 30분쯤 귀가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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