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16일 윤리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친박 핵심세력에 대한 본격적인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징계의 칼끝은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의원 등을 겨누고 있다.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취임 이후 줄곧 당 대표나 정부 요직 등에 있으면서 대통령을 잘못 모신 책임자, 20대 총선 당시 분열을 조장하고 패권적 행태를 보인 책임자, 호가호위하거나 상식에 어긋나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한 자를 꼽아왔다.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및 주요당직자회의에 참석하여 발언을 하고 있다. 서영희 기자

 인 위원장은 비대위원 및 주요 당직자 회의에서 "이번주 안에 인적 청산을 마무리 지을 생각"이라며 "스스로 나가지 않는다면 부득이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친박 핵심 3인방에 대해 사실상 최후 통첩을 한 셈이다.
 
 이들은 현 사태의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이미 당을 떠난 이정현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게 마땅하다. 하지만 이들의 책임이 아무리 크다 한들 박근혜 대통령에 비하면 그야말로 새발의 피다.

 그런데도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들의 인적 청산에만 온 신경을 곧추세울 뿐 박 대통령의 징계는 관심 밖이다. 인적 청산을 주도하고 있는 인 위원장조차 "박 대통령은 당원으로서 역할을 한 게 아니다"며 면죄부를 주려는 듯한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몸통은 그냥 놔두고 깃털만 손 보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출당 또는 제명되면 새누리당은 여당의 지위를 상실한다. 이럴 경우 여당 프리미엄이 사라져 소속 의원들의 탈당 러시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이 상황이 두려워 박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주는 인적 청산은 '앙꼬 없는 찐방'에 불과하다.

 인 위원장의 인적 청산을 두고 가뜩이나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말들이 많은 상황이다. 새누리당의 환골탈태는 박 대통령과의 절연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인적 청산의 진정성을 의심받지 않는다. 박 대통령의 책임을 묻지 않는 어떤 인적 청산도 무의미하다.
     
 

이흥우 선임기자 hw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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