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오른쪽 두 번째)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구성찬 기자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했다. 구속된 뒤 처음으로 특검에 소환된 김 전 실장의 손목엔 수갑이 채워졌다.

김 전 실장은 22일 오후 2시11분쯤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나타났다. 손목에 찬 수갑을 파란색 천으로 가렸다. 박근혜정부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혐의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1970년대 법무부 검사로 재직하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헌법 초안을 만든 것으로 알려진 ‘공안검사’였고, 2013년 8월부터 2015년 2월까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내면서 ‘왕실장’으로 불린 김 전 실장은 78년 인생에서 처음으로 피의자 신분이 돼 수갑을 찼다.

특검은 전날 김 전 실장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김 전 실장이 건강상의 이유 등을 앞세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전날 소환 조사는 무산됐다. 특검은 이날 오전 김 전 실장에게 출석을 다시 통보해 출석 시점을 조율한 뒤 오후부터 조사를 시작했다.

김 전 실장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혐의와 더불어 문화체육관광부 1급 공무원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 등으로 전날 구속됐다. 국회 최순실 국조특위 청문회에서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부인해 위증 혐의로도 고발됐다.

특검은 김 전 실장을 상대로 자신과 박근혜 대통령의 블랙리스트 개입 여부,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묵인 또는 협력 여부를 추궁할 계획이다.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2일 대치동 박영수 특검팀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구성찬 기자

김 전 실장에 앞서 블랙리스트에 개입한 혐의로 구속된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도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했다. 전날 오후 2시쯤 출석해 3시간 가량 조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던 조 전 장관은 이날 오후 2시5분쯤 박영수 특검팀 사무실에 다시 소환됐다.

조 전 장관은 김 전 실장과 마찬가지로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대답하지 않고 특검팀 사무실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조 전 장관은 2014년 6월부터 2015년 5월까지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재임하면서 블랙리스트 작성 관리 전달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날 특검에서 구속되자 문체부 장관에서 물러났다.

김철오 기자, 사진·영상=구성찬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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