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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고 잡으러 교회 간다고?… 국내 상륙 교계 들썩

대표적인 증강현실(AR) 모바일 게임인 ‘포켓몬고(PokemonGo)’가 지난달 23일 국내에 상륙하면서 교회가 들썩이고 있다. 교회가 게임에 필요한 주요장소로 지정되면서 게임 이용자들의 발길이 해당교회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교계에선 “절호의 전도 기회”라는 의견과 더불어 “교회가 놀이터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교차하고 있다.



“최고의 전도 도구다”
‘제가 섬기는 교회에 포켓몬고 체육관이 생겨서 어제 4명을 교회로 인도해 복음을 전했습니다. 4명의 구원을 위해 기도 부탁드립니다.’ 지난달 31일 교회 성도인 이화석(51·창원 양곡교회)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그 밑에는 ‘아멘 기도하겠습니다’ ‘모든 것은 복음 전파의 수단이네요’ 등의 댓글 20여개가 달렸다.

공부방을 운영하는 이씨는 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설연휴인 지난 30일 인근에 사는 예비 중학생 4명과 함께 포켓몬고 게임을 하다가 (게임에 등장하는 가상의) 체육관이 있는 교회로 이동해 함께 ‘배틀’(전투·게임 용어)을 했다”며 “승용차를 타고 교회로 오면서 오디오 성경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하고 교회도 소개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포켓몬고 전도’는 어떤 식으로 가능한 것일까. 포켓몬고는 GPS(위성항법시스템)를 활용해 게임자가 실제로 움직이면서 스마트폰으로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찾는 게임이다. ‘포켓스톱’이라는 장소를 방문해 게임에 필요한 특정 아이템(몬스터볼)을 획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교회가 포켓스톱으로 선정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교회 성도인 이씨는 “요 며칠간 포켓몬고 게임을 하면서 학생들과 함께 걸으며 대화하고 거부감 없이 교회에까지 들렀다”며 “실제로 전도를 시도해본 결과, 젊은 층을 대상으로 효과적인 전도 도구가 충분히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모바일앱 시장조사 전문 업체인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현재 포켓몬고 사용자는 698만 명으로 10~30대가 84%를 차지하고 있다.

청소년 사역자인 나도움 목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포켓몬고 게임에 등장하는 다양한 몬스터 캐릭터 명칭을 예수의 열두 제자 이름으로 바꿔 게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포켓몬을 통해 열두 제자의 이름을 알릴 수 있다면 이득”이라거나 “사소한 부분까지 예수님을 생각한다고 느껴졌다”는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교회가 놀이터인가”
기성 교인들로서는 포켓몬고 게임이 생소할 수 밖에 없다. “경건의 장소인 교회가 시끄러운 놀이터로 변하는 거 아니냐” “이제는 설교 말씀보다 포켓몬고에 열중하는 아이들과 실랑이를 벌여야 하느냐”는 등의 우려가 나온다.

문화선교연구원 객원연구원인 조성실(서울 소망교회 미디어담당) 목사는 “포켓몬고를 전도의 도구로 국한해서 바라보기보다는 ‘포켓몬고가 왜 대중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지’ 콘텐츠의 힘 자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교회로서는 최고의 콘텐츠인 복음을 어떻게하면 매력적으로 전파할 수 있을지 본질적인 고민을 놓쳐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박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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