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온의 영화이야기]<108> 2017 오스카 관심거리 기사의 사진
'라라랜드' 포스터
오는 26일 열리는 2017년도 제89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앞두고 지난달 24일 수상 후보들이 발표됐다. 이중 미국의 연예전문지 버라이어티가 전한, 관심을 끄는 이슈들을 살펴본다.

①최다 후보작품= 뮤지컬 ‘라라랜드(La La Land, 대미언 샤젤)’는 14개 부문에서 후보에 오름으로써 ‘이브의 모든 것(All About Eve, 조셉 L 맨키위츠, 1950)’ ‘타이타닉(제임스 카메론, 1997)’과 동률 최고기록을 세웠다. 참고로 베트 데이비스와 앤 백스터의 연기가 빛났던 고전 걸작 ‘이브의 모든 것’은 6개 부문 수상에 그쳤지만 ‘타이타닉’은 11개 부문에서 수상, ‘벤허(윌리엄 와일러, 1959)’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피터 잭슨, 1997)’과 더불어 가장 많은 오스카상을 차지한 영화로 꼽힌다.

②최다 후보지명 배우= 메릴 스트립은 ‘플로렌스(Florence Foster Jenkins, 스티븐 프리어스)’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그 어느 배우보다 많은 생애 통산 20번째 후보 지명을 받았다. 아카데미상의 전초전격으로 지난 1월 열린 골든 글로브상 시상식에서 최고영예의 생애공로상인 ‘세실 B 드밀상’을 받은 스트립은 명실공히 할리우드가 가장 사랑하는 연기의 달인이다. 1978년 ‘디어 헌터(마이클 시미노)’로 조연상 후보에 오른 이래 ‘소피의 선택(앨런 J 파큘라, 1983)’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클린트 이스트우드, 1996)’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데이빗 프랭클, 2007)’ ‘철의 여인(Iron Lady, 필리다 로이드, 2012)’ 등으로 주연상 후보,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로버트 벤튼, 1980)’ ‘숲속으로(Into the Woods, 롭 마샬, 2015)’ 등으로는 조연상 후보가 돼 2차례의 주연상(‘소피의 선택’ ‘철의 여인’)과 한차례의 조연상(‘크레이머 대 크레이머’)을 가져갔다.

③최장시간 작품= 장편 다큐멘터리 작품상 후보에 오른 ‘O J: 메이드 인 아메리카(에즈라 에델먼)’는 상영시간이 모두 7시간47분으로 이제껏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모든 영화 중 상영시간이 가장 길다.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흑인스타 중 한사람이었던 O J 심슨의 이야기를 담은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한때 미국에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그의 아내 살인사건 재판과 함께 그의 인생 전반, 즉 그가 어떻게 미식축구 스타에서 인기 영화배우로 성공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아내 살인혐의를 받으며 몰락했는지를 인종문제라는 역사적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지난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첫 상영돼 찬사를 받았던 이 다큐멘터리는 오는 6월 ABC와 ESPN 방송에서 5부작으로 방영될 예정이다.

④첫 호주 출품작=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지명된 ‘탄나(Tanna)’는 호주영화로는 처음으로 후보에 올랐다. 마틴 버틀러와 벤틀리 딘이 공동연출한 이 영화는 탄나라는 남태평양의 섬에서 실제 일어난 이야기에 기초한 것으로 한마디로 ‘남태평양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72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았다. 호주는 ‘영화의 변방’으로 여겨져왔지만 영국과 함께 할리우드에 대한 주요 배우공급원이다. 휴 잭맨, 러셀 크로우, 멜 깁슨, 제프리 러쉬, 가이 피어스, 크리스 헴스워스, 니콜 키드먼, 케이트 블랜쳇, 마고 로비, 나오미 와츠 등이 모두 호주 출신 할리우드 톱스타들이다.

⑤시각효과 애니메이션= 중세 일본을 배경으로 한 미국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쿠보와 전설의 악기(Kubo and the Two Strings, 트래비스 나이트)’가 애니메이션으로는 특이하게 시각효과상 후보에 올랐다. 처음은 아니고 두 번째인데 첫 번째는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의 악몽(1993)’이었다.

⑥뉴먼 가문의 90번째 오스카 후보= 오리지널 음악상 후보로 지명된 토머스 뉴먼은 이로써 14번째 후보지명이지만 그의 집안, 즉 뉴먼가문으로 치면 총 90번째 후보지명이 된다. 이 놀라운 기록을 세운 뉴먼가문은 할리우드 황금기에 활약하면서 맥스 스타이너, 디미트리 티옴킨과 더불어 ‘영화음악 대부 3인’으로 불린 영화음악가 알프레드 뉴먼(‘나의 계곡은 푸르렀다’ ‘이브의 모든 것’ ‘서부개척사’ ‘에어포트’ 등)을 필두로 그의 동생 라이오넬(‘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 ‘러브 미 텐더’ ‘사랑을 합시다’ 등)과 에밀(‘선 밸리 세레나데’ ‘혼도’ 등), 그의 아들 토머스(‘로스트 보이스’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여인의 향기’ ‘쇼생크 탈출’ ‘아메리칸 뷰티’ ‘네모를 찾아서’ ‘철의 여인’ 등)와 데이빗(‘벤데타’ ‘호파’ ‘플린트스톤’ ‘아나스타샤’ ‘아이스 에이지’ ‘앨빈과 슈퍼밴드’ 등), 그리고 그의 조카인 랜디(‘래그타임’ ‘토이 스토리’ ‘벅스 라이프’ ‘공주와 개구리’ 등)를 망라한다.

⑦최우수작품상 뮤지컬= ‘라라랜드’는 오리지널 음악과 스토리를 지닌 뮤지컬로는 역대 세 번째로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최초는 진 켈리가 만화영화 ‘톰과 제리’의 생쥐 제리와 함께 멋진 실사 만화 합성 듀오 춤을 선보여 유명해진 고전 걸작 ‘닻을 올리고(Anchors Aweigh, 조시 시드니, 1945)’였고 두 번째는 저명한 댄서 겸 안무가였던 밥 포시의 자전적 얘기를 그린 ‘올 댓 재즈(All That Jazz, 밥 포시, 1979)’였다.

⑧흑인전성시대= 지난해 후보자 대열에서 흑인들이 전멸해 큰 문제가 됐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번에는 흑인들이 카메라 앞과 뒤 모든 부문에서 대거 후보에 올랐다. 지난해의 반동이겠지만 아시안이나 히스패닉 등 여전히 찬밥 신세인 여타 마이너리티의 시각에서 볼 때 지나치다 싶을 정도다. 우선 캐스트. 남우주연상에 덴젤 워싱턴이 올라있다. 워싱턴은 이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탄 배우. 또 여우주연상에는 루스 네가, 남우조연상에는 마허살라 알리가 포함돼 있으며 여우조연상에는 무려 3명이나 포진하고 있다. 비올라 데이비스, 옥타비아 스펜서, 나오미 해리스. 그런가 하면 스태프 쪽에도 흑인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감독 후보에 배리 젠킨스. 그는 존 싱글턴, 리 대니얼스, 스티브 맥퀸에 이은 역대 네 번째 흑인 감독 후보다. 그는 또한 연출작의 공동각본을 쓴 태럴 앨빈 맥카니와 함께 각각 7, 8번째 각본부문 흑인 후보에도 지명됐다. 장편 다큐멘터리 작품상 후보에 오른 ‘O J: 메이드 인 아메리카’의 감독 에즈라 에덜만도 흑인이다. 이밖에 ‘컨택트(Arrival)’의 촬영을 맡은 브래드포드 영은 레미 아데파라신에 이어 역대 두 번째 흑인 촬영상 후보로 지명됐고 편집부문의 조이 맥밀론은 냇 샌더스와 함께 이 부문 최초의 흑인여성 후보다.

⑨최연소 감독상= ‘라라랜드’의 대미언 샤젤은 감독상을 수상할 경우 32세로 아카데미사상 최연소 감독상 수상자가 된다. 그러나 그는 최연소 감독상 후보는 아니다. 최연소 감독상 후보는 1991년 데뷔작 ‘보이즈 앤 더 후드(Boyz n the Hood)’를 연출한 존 싱글턴으로 그는 당시 24세였다.

⑩멜 깁슨의 귀환= 1996년 ‘브레이브하트’로 아카데미 감독상과 작품상을 받은 배우 멜 깁슨이 20년만에 아카데미로 돌아왔다. 새 연출작 ‘핵소 고지(Hacksaw Ridge)’로 감독상 후보에 지명된 것. 2차대전 당시 오키나와 전투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감독상 외에도 작품상, 남우주연상(앤드루 가필드), 편집상, 음향편집상 등 6개 부문에서 후보에 올라있다. 깁슨은 이번 감독상 후보들 가운데 유일하게 앞서 후보가 됐던 전력이 있다. 그가 후보로 지명됐던 영화들은 ‘브레이브하트’ 외에도 ‘랜섬(1997)’과 ‘왓 위민 원트(What Women Want, 2001)’가 있다. ‘핵소 고지’는 ‘얼굴 없는 남자(1993)’ ‘브레이브하트’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The Passion of the Christ, 2004)’ ‘아포칼립토(Apocalypto, 2006)’에 이은 깁슨의 5번째 감독작이다.

김상온(프리랜서 영화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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