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성덕의 사방팔방] 29. 朴특검 초강경…삼성 5명 영장 청구 검토

이재용·최지성·장충기·박상진 등 원점서 재검토
“이재용 영장 재청구 여부 빠른 시일 안에 결정”
이재용 부회장과 임원들 대질 원론적으로 가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피의자 신분으로 박영수 특검팀에 출두하고 있다. 뉴시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포함해 이 회사 고위 임원 5명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특검팀은 지난달 이 부회장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나머지 임원들에 대해서는 불구속 기소하는 방침을 정했었다. 하지만 강력하게 밀어붙였던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지난달 19일 기각되자 기존 입장에서 급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이규철 특검팀 대변인(특검보)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삼성 관계자 가운데 피의자로 입건된 사람은 이재용 부회장,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삼성전자 박상진 사장, 황성수 전무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삼성 관련 피의자를 이 부회장, 최지성 부회장, 박상진 사장, 황성수 전무 등 4명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가 “12일 소환한 장충기 사장은 피의자가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장충기 사장까지 5명이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출두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변인은 “현재 피의자로 입건된 삼성 인사들의 신병 처리 여부에 대해서는 오늘 소환 조사한 이후 모든 관계자들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해 영장 청구 여부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진이 이 부회장을 제외한 고위 임원 4명의 신병 처리 방향을 묻자 이 대변인은 “추후 영장 재청구(여부)를 결정할 때 신병 처리 여부도 같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지난달 19일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 한국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 등을 고려해 고위 임원들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

이 대변인이 최지성 부회장, 장충기 사장, 박상진 사장, 황성수 전무의 신병 처리 여부와 관련해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발언을 한 것은 이들에 대한 영장 청구를 강력히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 임원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삼성그룹이 조직적으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혐의를 소명하는 데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이 13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소환되고 있다. 뉴시스

이 대변인은 이 부회장과 다른 소환자들의 대질 여부에 대해 “원론적으로 대질이 가능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원론적’이라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이 부회장과 다른 임원들의 ‘진실 공방’ ‘책임 전가’ ‘진술 번복’ 등 일련의 흐름을 살펴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 재청구 검토와 박근혜 대통령의 대면조사를 별개로 진행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대변인은 “현재 상태에서는 박 대통령 대면조사가 언제 이뤄질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인 반면 이 부회장의 영장 재청구 여부는 수사 기간(28일)을 고려할 때 빠른 시간 안에 결정돼야 할 사안”이라며 “원칙적으로 (두 사안을) 별개로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승마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가 13일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대면조사와 관련해 “필요하다는 기본 원칙은 변함이 없지만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다”면서 “어떤 형태로 접촉하든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검팀의 13일 행보는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 재청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면서 박 대통령이 대면조사에 임할 것을 강하게 압박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염성덕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sdyu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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