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한 기도냐 핫한 기도냐… 서로 다른 교회, 어떻게 다를까

핫한 더크로스처치 교회, 쿨한 개포동교회

교회는 뜨거워야 한다고 한다.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우리도 하나님을 뜨겁게 사랑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뜨거운 기도를 강조한다. 이를 통해 성도들이 영적으로 회복되고 교회도 부흥한다고 한다. 한국교회는 세계 교회 가운데 특히 더 뜨겁기로 유명하다.

반면 영성에 냉철한 지성을 더한, 외양은 차가워 보이는 교회들도 있다. 이들 교회는 성경 공부의 수준을 신학 스터디처럼 높이고 인문학적 탐색을 통해 복음의 본질과 진리를 추구한다. 뜨겁기만 교회에 지친 이들은 오히려 차가운 교회에 열광한다.

뜨겁거나 차갑거나 요즘 눈에 띄게 부흥하는 두 교회를 찾아가 봤다.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같은지 눈여겨보고 비교해봤다.

핫한 교회… 더크로스처치

서울 더크로스처치 성도들이 지난 12일 주일예배에서 손을 높이 들고 뜨겁게 기도하고 있다. 김보연 인턴기자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더크로스처치(박호종 목사)의 주일예배는 부흥회 같았다. 부흥회 일정 중에서도 마지막 날 저녁 집회처럼 뜨거웠다. 이미 은혜를 받아 마음이 열릴 대로 열린 상태였다. 하나님의 임재를 간절히 사모하는 표정들이 역력했다.

오전 10시 35분쯤. 상가 4층 264㎡(80평)에 마련된 250석은 성도들로 가득 찼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난 상태였다. 하늘을 향해 두 손과 고개를 들고 있는 이들, 한 손은 가슴에 한 손은 하늘을 향해 펼친 이들, 두 손을 모아 가슴에 묻은 이들까지 간절함 자체였다. 스피커에선 찬양 연주와 노래가 이어졌고 성도들은 찬양을 부르며 리듬을 탔다.

분위기는 워십밴드 ‘더 스피릿’이 이끌었다. 밴드의 드럼과 베이스 소리가 예배실 공간을 압도했다. 워십 리더 이창호 목사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그 위에 얹혔다. 밴드는 멈추지 않고 연속으로 4곡을 연주했다.

음악 소리가 잦아들자 사회자가 나왔다. “우리는 주의 자녀입니다. 기도의 문을 여십시다”라고 선포했고 성도들은 통성으로 기도하기 시작했다. 울부짖는 소리, 방언하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렸다. 음악 소리가 높아졌고 기도 소리도 커졌다. 그렇게 찬양과 통성기도가 4차례 번갈아 계속됐다.

박호종 목사가 단상에 나와 “하나님 심령의 시온의 대로가 열리길 소원합니다. 속은 썩어가면서 화려한 갑옷을 입고 있다면 그것이 찢어지고 벗겨지게 하옵소서. 주님 우리 인생에 오셔서 시온의 대로를 여소서”라고 선포했다.

성도들은 또 기도하기 시작했다. 박 목사는 마이크에 대고 기도했고, 부목사들은 예배당을 돌아다니며 성도들에게 안수했다. 음악소리는 점점 커졌고 리듬은 점점 빨라졌다. 분위기는 클라이맥스로 치달았다.

음악 소리가 잦아들면서 박 목사가 설교하기 시작했다. 이날은 말라기 4장 4~6절 ‘엘리야의 영이 필요한 시대’를 주제로 설교했다. 그는 “현저한 부흥, 역사적 부흥, 종국적 부흥을 위해 의인들이 일어나야 한다”며 “이를 위해 엘리야의 영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가에 무선마이크를 붙인 박 목사는 단상을 자유롭게 오가며 메시지를 전했다. 설교 내내 목소리를 높였다. 박 목사는 끝으로 엘리야의 영을 보내달라고 기도하자고 했다.

예배는 설교에 이어 통성기도로 끝났다. 성도들은 10여분을 더 기도하다 하나둘씩 자유롭게 예배당을 빠져나갔다. 10시에 시작한 예배가 끝난 시각은 12시 20분이었다.

전병선 기자

쿨한 교회… 개포동교회

15일 저녁 8시 서울 강남구 선릉로 개포동교회. 수요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성도들이 하나 둘 본당에 앉기 시작했다. 카리스 찬양팀은 15분 동안 차분하게 ‘전능하신 나의 주 하나님은’ 등의 찬양을 인도하며 예배를 준비했다. 마이크를 잡고 찬양을 부르거나 키보드와 일렉트로닉 기타, 베이스 기타 등으로 반주하는 8명의 찬양팀원들은 모두 중년의 성도들이었다.

서울 개포동교회 성도들이 15일 저녁 수요예배에서 노트에 필기하며 에스더 강해 설교를 듣고 있다. 김보연 인턴기자

다른 교회 같으면 찬양으로 뜨거워질 법한 시간임에도 손을 들고 찬양하거나 박수치는 성도들을 보기 힘들었다. 120여명의 성도들은 찬양 가사가 띄워진 스크린을 보며 조용히 찬양했다. 처음으로 성도들의 박수소리가 터진 것은 글로리아 찬양대가 찬양을 부른 뒤였다.

설교시간은 더 차분한 분위기로 이어졌다. 이건수 부목사는 ‘에스더 강해(11) 부림절 제정’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개포동교회는 주일을 비롯해 수요예배, 새벽기도 등 모든 예배의 말씀이 성경강해로 진행된다. 성도들은 설교자를 응시하며 말씀에 집중했다. 필기를 열심히 하는 성도들도 눈에 띄었다.

이 부목사는 설교 말미에 “삶에서 초자연적인 것을 경험하는 것만이 고차원적 신앙이 아니다”며 “위기에 처한 이스라엘을 구한 성경인물 에스더와 모르드개처럼 하나님의 백성으로 용기 있게 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평범한 일상을 소중히 여기고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독려했다.

성도들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 교회의 모든 설교 말미엔 언제나 성도들에게 말씀을 일상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메시지가 담긴다.

이후 ‘공동체를 위한 기도’ 순서가 진행됐다. 암전된 예배당에는 배경음악 찬양이 고요히 흘러 나왔다. 통성기도와 방언기도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어둠 속에서 성도들은 자기 목소리가 다른 이에 방해되지 않도록 조용한 목소리로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했다. 기도에 집중한 성도들은 좀처럼 자리를 뜨지 않았다. 저녁 8시에 시작한 예배는 한 시간 뒤에 끝났다.

2002년부터 교회에 출석한 안진숙(60) 권사는 “교회에 오면 평안함을 느낀다”며 “은혜 받은 말씀을 삶 속에 적용하면서 인간관계와 삶에 긍정적 변화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매주 수요예배에 참석하는 직장인 백철승(29)씨는 “왕복 2시간 정도 대중교통을 이용해 교회에 오는데 예배에 참석하면 오히려 힘을 얻는다”며 “말씀에 근거해 신앙생활을 하니 영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느낀다. 교회학교 고등부 교사로 봉사하는 것도 기쁘고 감사하기만 하다”고 밝혔다.

김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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