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진의 사모it수다] 어려움을 이기는 동행

지난 9일 본보 미션라이프 지면을 통해 경기도 포천 성광교회(담임목사 정명관) 정진문(63) 사모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교회 밖에서 전도를 하던 중 바람이 불어 펄펄 끓던 주전자 물이 쏟아져 엉덩이와 허벅지, 종아리 등 하반신 전체에 2도 화상을 입은 것이다. 치료비가 필요한 정 사모를 위한 모금활동이 SNS를 통해 진행됐다.


병원비 걱정에 이식수술을 받지도 못한 채 퇴원을 고민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개척교회의 어려운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모들도 정 사모를 돕기 위해 기도와 물질로 후원했다.

정 사모가 당한 사고를 보면서 몇 년 전 ‘노방전도’ 취재현장에서 만난 한 개척교회 P사모 모습이 떠올랐다. 그날도 영하로 떨어진 추운 날씨였는데 P사모는 펄펄 끓는 주전자를 옆에 두고 동네 주민들에게 따뜻한 차를 건네며 전도 중이었다. P사모의 손길에는 ‘한사람’에 대한 간절함이 느껴졌다.

그러던 중 뜨거운 주전자 옆에서 아슬아슬하게 뛰어놀던 P사모의 아들이 넘어지면서 사고가 일어났다. 주전자를 올려놓은 테이블이 P사모 쪽으로 와장창 넘어진 것이다. 천만다행으로 손등에 약간의 화상만 입었을 뿐 큰 부상은 없었지만 퍽 아찔한 순간이었다.

P사모를 도와 주변상황을 정리한 후에는 같은 지역에서 진행되는 대형 교회 전도행사 취재가 예정돼있어 이동을 해야 했다. 부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전도를 이어가기 위해 혼자 힘겹게 주변을 정리하는 P사모의 모습을 보면서 발걸음이 퍽 무거웠다.

대형 교회 전도행사 장소는 P사모의 전도 현장과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 대형 교회 소속의 사모가 진행하는 전도 현장에는 부족함이 없어보였다. 전도 팀도 갖춰져 있었고 주전자에 물을 끓이지 않아도 될 만큼 좋은 장비들이 준비돼있었다.

이날 경험한 퍽 다른 풍경의 전도 현장과 두 사모의 모습은 마찬가지로 사모로 살고 있는 내게 많은 고민을 안겨줬다. 대형 교회 전도행사를 보며 ‘이런 큰 교회가 개척교회와 함께 한다면 얼마나 큰 힘이 될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런데 얼마 전 교제하고 있는 선배 사모로부터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됐다. 지역 교회의 사모들이 자신의 교회보다 더 어렵고 연약한 교회를 위해 함께 모여 연합 전도를 한다는 소식이었다. 섬기는 교회의 사역에 우선을 둬야 하는 사모들이 함께 모여 다른 사역을 이어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들은 본인 교회의 성장에만 매달리지 않고 함께 가는 길을 택한 것이다.

K사모는 “개척교회 사모들은 혼자 전도하는 것이 힘들다. 여러 사모들이 같이 연합해서 함께 전도할 때 개척교회 사모들이 힘을 얻는 것을 보면 행복하다. ‘내 교회만 잘되면 된다’는 이기적인 마음을 벗어나 서로의 교회를 더 잘 돌볼 수 있다”며 “이것이 바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공동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 사모의 병원비 마련을 위한 모금운동을 진행한지 3일 만인 지난 13일 무려 7000만원의 성금이 모였다. 개척교회 사모가 당한 어려움 앞에 함께 아파하고 눈물 흘려준 독자들을 통해 공급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했다. 이번 일을 통해 다른 사모들도 큰 위로와 힘을 얻었다.

사모들이 힘을 합하는 모습을 통해 지역의 모든 교회가 건강하게 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 사모들을 통해 서로를 돌보고 위로하고 연합하는 일들이 확장되어 하나님이 기뻐하는 건강한 교회가 더 많이 세워지길 소망한다. 큰 교회가 작은 교회를 섬기고 모든 교회가 협력해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가는 동역자로 세워지는 그날을 꿈꿔본다.

박효진 온라인뉴스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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