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지난해 12월 22일 국회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물을 마시고 있는 모습. 18일 오전 특검팀에 소환된다. 뉴시스

국정농단 의혹의 핵심이자 핵심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마침내 소환됩니다. 내일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특별검사팀 포토라인에 서게 됩니다. 특검팀이 정조준한 핵심 수사대상 가운데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이은 마지막 인물입니다. 물론 박근혜 대통령은 제외하고 말이죠. 특검팀 수순을 보니 김기춘 이재용 두 사람보다도 더 껄끄러운 상대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의 소환이 늦어지는 데 대해 그간 말이 많았습니다. 특검에 파견된 현직 검사들이 우 전 수석 수사를 꺼려한다는 얘기가 나왔죠. 그를 수사하다 보면 친정인 검찰과 법무부를 건드려야 하는데 부담스럽다는 겁니다. 우 전 수석은 지난해 11월 검찰 조사를 받을 때 팔짱을 끼고 웃는 사진이 공개돼 ‘황제 수사’ 논란이 일었습니다. 그때 수사진은 우 전 수석 옆에서 두 손 모으고 정자세로 서 있었죠. ‘황제 대접’을 받은 게 검찰 내 ‘우병우 사단’의 영향력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왔죠. 그런 그가 특검팀 현직 검사의 조사를 받을 때에도 팔짱을 끼고 있을지 궁금하군요. 그의 힘이 어디까지 미치는지 한번 보죠. 공식 수사 59일째(2월 17일 금요일)의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특검팀의 이규철 대변인이 17일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 드디어 소환되는 ‘우꾸라지’=특검팀 이규철 대변인이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우 전 수석을 18일 오전 10시 직권남용 등 혐의의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한다는 발표를 하자 기자실은 술렁였습니다. 그간 특검팀이 보여준 소극적 모습과 달리 피의자로 적시해 전격적인 발표를 했기 때문입니다. 우 전 수석 소환조사는 특검팀 수사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입니다. 검찰 수사망을 ‘법률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갔던 우 전 수석이 이번에도 특검팀 그물망을 헤쳐 나올 수 있을까요.

특검팀은 우 전 수석에 대해 직권남용뿐 아니라 직무유기 혐의 등도 조사합니다. 특검법상 수사대상도 크게 직권남용과 직무유기입니다. 특검법 제2조 9호, 10호를 보면 ‘최순실 등의 비리행위를 제대로 감찰·예방하지 못했거나 직접 관여·방조·비호했다는 의혹사건’(직무유기),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최순실 비리행위 등을 내사하는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해임되도록 했다는 의혹사건’(직권남용)이 우 전 수석 수사대상으로 돼 있습니다. 이외에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 좌천 인사 개입 의혹과 가족회사 ‘정강’ 자금유용 등 개인비리 의혹이 있습니다. 특검팀은 오는 28일 수사기간 만료 전까지 이 모든 의혹을 수사할 수는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수사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오늘 취재진은 우 전 수석의 소환이 늦어지는 등 그간 소극적 자세를 보인 특검팀을 지적하는 질문을 여러 개 했습니다. 일문일답을 들어보시죠.

Q. 우병우 소환이 좀 늦어진 이유가 뭔가. 조율과정에서 문제 있었나.
A. 소환이 지연된 것은 소환을 위한 사전조사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소환과 관련한 (어떤) 사정에 의해 지연된 건 아니다.

Q. 우병우 소환에 대해 내부 검사들의 반발이 있었다는 얘기가 있던데 이런 이유 때문에 늦어진 것은 아닌지.
A. 우병우 관련해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선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

Q. 특검법상 수사대상 말고 개인비리 관련해서도 소환자 있었는데 본인한테 확인하는가.
A. 아마 수사대상인 9호(직무유기), 10호(직권남용) 관련해서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개인비리도 조사할지 여부에 대해선 정확하게 말씀드리기 좀 곤란하다.

Q. 우병우를 주말인 토요일에 부르는데 본인 요청 또는 배려가 있었던 건지.
A. 안 그래도 토요일에 소환하게 돼서 여러 가지로 불편한 점 있는데 수사팀에 물어본 결과 전혀 그런 사정(요청 또는 배려)이 없다. 시기적으로 수사기간이 촉박한 상황이라 토요일 소환한 것으로 안다. 특별한 사정은 없는 것으로 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직접 신문해 구속시킨 특검팀 한동훈 부장검사. 한 부장검사가 17일 특검팀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용 구속 후 첫 소환=오늘 오전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구속 후 처음으로 18일 특검팀에 소환됩니다. 이규철 대변인은 “내일 소환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확하게 시간 파악되면 공식 통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수사팀에 확인한 결과 소환 시간은 오후 2시입니다.

Q. 이재용 구속에 대한 입장을 한번 밝혀 달라. 수사기간 연장이 안 되면 공소장은 특검에서 쓰는 건지. 공소유지도 특검이 하는지.
A. 영장이 발부된 상태이므로 앞으로도 남은 수사기간에 미비한 사항을 보완해서 향후 공소유지에 문제가 없도록 할 생각이다. 기소는 당연히 할 예정이고, 공소유지도 특검에서 전부 담당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Q. 최지성(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등 나머지 삼성 관계자들에 대한 영장 신청 계획은 없나.
A. 나머지 삼성 관계자들에 대한 신병 처리 부분은 아직 미정이다. 이재용 기소 시점까지 처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Q. 이재용 구속을 계기로 CJ, 롯데, SK 등 다른 대기업 조사를 검토한 게 있는지.
A. 다른 대기업 수사는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과 맞물려 있다. 아시다시피 특검 수사기간 연장은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현 단계에선 다른 대기업 수사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

Q.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수사기간 연장 신청했을 때 대기업 수사 미진하다는 사유도 포함돼 있는가.
A. 포함된 것으로 안다.

Q. 수사기간 연장이 되면 핵심 수사 대상은 다른 대기업들의 뇌물공여 혐의로 보면 되나.
Q. 예. 일단 연장이 된다면 현재까지 수사대상 14가지 중에 수사 진행 안 된 부분을 보되 다른 대기업 수사도 상당히 중요한 과제 중 한가지라고 생각한다.

Q. 이재용 영장이 지난번 기각됐다가 이번에 발부됐는데 어떤 점에서 달라졌다고 생각하는지.
A. 자세한 내용은 피의사실 관련이 될 수 있어서 추상적으로 말씀드리겠다. 지난번에는 대가관계에 있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대가가 주된 것이었다. 그런데 기각 이후 3주 동안 수사해본 결과 대가관계가 합병만 관련된 게 아니라 경영권 승계 과정과 다 관련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 과정에서 1, 2, 3차 독대(박근혜-이재용) 이뤄졌고, 독대 이뤄지는 중에 돈이 지속적으로 건너간 점을 파악했다. 그와 같은 피의사실을 배경으로 추가로 횡령금액이 늘어난 점과 독일에 돈이 지급되는 과정의 허위계약서가 밝혀져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 등 혐의가 추가된 게 주요 영장발부 원인이 아닌가 싶다.

Q. 그 과정에서 안종범(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새 수첩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보는지.
A. 예. 영장 발부 사유를 보면 새로운 주장과 새로운 추가 소명 자료가 보완이 됐다고 판단돼 있다. 안종범 수첩이 상당히 중요한 자료 중 일부였다는 사실은 말씀드릴 수 있다.

한편 특검팀은 어제 서울행정법원이 ‘청와대 압수수색 불승인 효력정지(집행정지) 신청’을 각하한 것과 관련, 결정문에 나타난 법리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한 뒤 항고 제기 여부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박정태 선임기자 jt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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