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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반대세력, 성조기 흔들며 500만명 모였다고 주장…내란 주장도 나와

4일 서울 을지로3가 일대에서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 참석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단체들이 서울 도심에서 집회를 열고 헌법재판소를 강하게 압박했다. 이르면 다음주 헌재가 탄핵 여부를 결정하는 만큼 막판 총력전을 펼쳐 기각을 이끌어 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는 4일 서울 중구 덕수궁 앞에서 ‘제 16차 탄핵 각하를 위한 천만민심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집회에 500만여명 이상이 참석했다고 주장하며 ‘불법탄핵 원천 무표’ ‘국회 해산’ ‘특검 구속’ ‘언론 해체’ 등의 구호를 외쳤다. 

 탄기국 정광용(박근혜를사랑하는모임 중앙회장) 대변인은 “태극기 민심을 보고도 탄핵심판이 인용되면 안된다. 진다면 역사는 그들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고 우리는 피를 흘리더라도 승리를 쟁취할 수밖에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4일 서울 을지로3가 일대에서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 참석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집회 참여자들은 이날도 태극기와 함께 성조기를 들고 군가를 불렀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 대통령 사진이 그려진 깃발도 나왔다. 참가자들은 모여서 “촛불집회는 빨갱이나 하는 짓” “탄핵 집회는 북한의 지령을 받고 하는 행동”이라며 대화를 나눴다. 이들은 “탄핵 각하” “국회 해산” “가자 헌재로”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에서는 대통령 대리인단 소속 변호사와 여당 의원 등의 탄핵 반대 발언이 이어졌다. 이들은 탄핵심판 무효를 주장하면서 특별검사팀과 헌재를 강하게 비판했다. 막말변론으로 논란이 됐던 대통령 대리인단 소속 김평우 변호사는 “탄핵 무효라는 말 쓰지마라. 탄핵은 범죄다. 범죄에 대해서는 무효라는 말을 쓰는 것 아니다”라며 “국민사기, 반역죄를 어떻게 무효라고 하나. 법에 따른 처벌이 있을 때까지 끝나지 않는다. 무효라는 말 한마디로 끝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을 무고하는 것은 반역”이라며 “증거를 다 밝혀서 탄핵이 각하돼야 한다. 국회도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특검 수사를 거론하며 “지금 검찰을 보면 정권이 다 넘어 간 것 같다. 우리가 지금 정권을 뺏겼나. 진정한 승부는 지금부터 일주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당에도 아직 양심적인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기억해달라. 다음 주 집회가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조금만 더 힘내 달라”고 호소했다.

 변희재 전 미디어워치 대표는 “특검에서 공개한 태블릿PC도 조작 혐의가 짙다. 수사결과 때 해명한다고 하니 다음날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겠다”며 “태극기 세력이 무시당하는 이유는 여당, 횃불당, 인명진 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오후 3시40분부터 을지로입구역과 충무로역, 명동입구역을 거쳐 대한문으로 돌아오는 경로로 행진을 했다. 참가자 일부는 촛불집회가 열린 광화문광장으로 진입하려다가 경찰에 제지당하기도 했다. 

 행진이 끝나고 오후 5시30분쯤 시작한 집회 2부에서는 김경재 한국자유총연맹 회장이 탄핵이 인용되면 내란 수준의 소동을 벌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탄핵이 인용되면 야당 의원들이 그냥 정권 잡는 것”이라며 “그럴 경우에 보수자유세력에 의해 내란을 방불케 하는 소동이 벌어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국민의 관측”이라고 말했다.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는 “깨끗하고 우아한 한 여성을, 그것도 대한민국 국민들이 선출한 대통령을 악의적으로 모욕하고 조롱하는 폭력 저질 집단이야말로 망국적 집단”이라며 “대통합은 오직 대한민국의 헌법과 가치를 존중하고 정체성이 같은 국민들에게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태극기 집회는 오후 7시54분쯤 끝났다. 향후 집회 일정은 탄핵심판 결정일에 맞춰 조정하기로 했다. 정 대변인은 마무리 발언에서 “탄핵심판 결과가 10일 나오게 되면 당일 오전 10시부터 헌재 앞에 모여달라”며 “결정일이 13일이라면 11일 오후 2시 대한문에서 마지막 집회를 하고 13일 다시 헌재 앞으로 집결하면 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의 충돌을 막기 위해 199개 중대 1만5900여명을 투입했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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