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면세점에서 한 중국 관광객이 취재진을 보고 황급히 얼굴을 가리고 있다. 이 관광객은 한국 관광을 통제하는 중국 당국으로부터 불이익을 당할 것을 우려하는 듯한 모습이 역력했다. 중국 SNS 웨이보에 올라온 현대차 모습. 벽돌에 맞아 유리창이 깨져 있다. 지난 3일 롯데백화점 면세점이 거의 텅 비어 있다(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윤성호 기자. 웨이보. 뉴시스

한류·기업·관광·교육분야까지 공세 강화
시진핑 자유무역주의 주장과 정면 배치
사드 간섭 말고 北 핵·미사일 저지해야
韓, 국제공조 강화와 수출입 다변화해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국 배치 계획에 반발한 중국의 보복 공세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에 이어 한류, 관광, 교육분야까지 전방위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북한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도발에 대해서는 별로 문제를 삼지 않으면서 자위권 차원에서 사드를 배치하려는 한국에 보복을 일삼는 중국은 G2(주요 2개국) 자격을 스스로 내려놓아야 한다.

중국은 한국과 미국의 사드 배치 합의 이후 한국을 궁지로 몰고 있다. 중국에서 한류 확산을 금지하는 한한령(限韓令)이 등장했고, 롯데를 포함한 한국 기업의 현지 활동 규제, 관변 매체를 이용한 반대 여론 조성에 이어 중국인의 한국 관광을 통제하는 졸렬한 수법까지 동원했다. 중국의 관광 제재 조치는 한국 여행사, 면세점, 호텔, 식당 등 관광업계에 상당한 후폭풍을 몰고 왔다.

중국의 롯데 제재 조치에 직면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뉴시스


중국 교육당국은 4일 중국 초·중·고에 반(反) 한국 교육지침까지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중국 초·중·고에서는 학생들에게 전혀 사실과 다른 내용을 주입하며 반한 감정을 부추기고 한국 제품 불매를 강요하는 교육까지 자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2012년 일본과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분쟁을 벌일 때 일선 학교에 내린 지침과 판박이다.

중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이 사드를 배치하려는 것임을 직시해야 한다. 한국의 사드 배치 방침에 시비를 걸지 말고 북한 핵과 미사일을 폐기하는 일에 앞장서야 옳다. 중국이 핵 폐기보다는 북한 김정은 정권의 안정에 주안점을 둔다면 동북아 위기는 고조되고 북한의 핵 위험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한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면서 중국 왕이 외교부장과 북한 리길성 외무성 부상이 최근 베이징에서 만나 전통적인 북·중 우호관계를 강조한 것은 북한을 두둔하는 중국 시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정부가 사드 배치 보복 조치로 중국인의 한국 관광을 통제한 가운데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롯데백화점 면세점. 윤성호 기자


한국에 배치하려는 사드가 중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중국 당국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미국은 사드 레이더가 아니더라도 중국군의 움직임을 속속들이 파악할 수 있는 전략자산들을 갖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한국에 대한 중국의 압박은 북한 편을 들면서 한국을 길들이려는 작태로 볼 수밖에 없다. 초강대국인 미국을 향해서는 말도 못하면서 한국에 대해서만 제재 강도를 높이는 중국에게서 대국(大國)다운 면모를 찾기 어렵다.

중국의 대한(對韓) 압박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지난 1월 다보스 포럼의 연설 방향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당시 시 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노선을 맹비난하면서 자유무역주의를 강조했다.

 중국이 한국을 상대로 쏟아내고 있는 온갖 규제와 제재 조치가 과연 자유무역주의와 공존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은 국제사회 경제규범과 상식에 반할 뿐 아니라 치졸하고 편협하기까지 한 보복 조치를 즉각 철회해야 마땅하다.

탄핵 정국임을 감안하더라도 우리 정부의 대응은 너무 안이했다. 중국 보복이 충분히 예견됐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던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정밀하고 심도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우선 국제사회를 상대로 사드 배치의 불가피성을 역설하고, 중국 보복이 잘못됐다는 점을 끊임없이 강조해야 한다. 중국이 사드 보복 조치를 그만두지 않을 경우 고립될 수 있음을 깨닫게 해야 한다.

국방부가 사드 부지로 발표한 경북 성주군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성주 골프장으로 차량이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수출입 대상국가의 다변화를 통해 중국 의존도를 점점 줄여나가야 한다. 일본도 영유권 분쟁을 둘러싸고 중국 보복이 노골화하자 대중(對中) 투자를 줄이고 다른 나라와 무역 규모를 확대하면서 돌파구를 마련했다.

사드 배치와 관련해 국론이 분열되는 모습을 노출해서도 안 된다. 중국과 북한이 한국의 국론분열을 노리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주중 우리 공관들이 한국을 방문하려는 중국인을 위해 개별적으로 입국 비자 접수를 받기로 한 것은 작지만 자구책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중국 제재와 압박을 무력화하지는 못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다각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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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성덕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sdyu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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