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퇴임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곽경근 선임기자

이정미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얄궂은 운명이 재조명되고 있다. 두 사람의 인생을 뒤흔든 사건에는 김재규라는 공통된 인물이 있었다.

이 전 대행은 13일 퇴임식을 갖고 30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감했다. 대통령 탄핵 심판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한 만큼 이 전 대행의 이력과 과거 인터뷰가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그중 네티즌들의 눈길을 끈 것은 ‘이 전 대행이 법대에 간 이유’였다. 이 전 대행은 2011년 7월 법률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본래 꿈이 수학교사였다고 말했다. 수학을 잘 하지 못했지만 좋아했다고 한다. 하지만 대학입시를 앞두고 10·26 사태를 겪으며 법대에 진학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집 근처에서 과격한 시위가 일어났고 저나 친구들은 다 충격을 받았어요. 그런 사회 모습에 혼란스러워 했던 거 같아요. 그러다 보니 우리가 모르는 뭔가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고 어떤 방향이 사회가 올바로 가는 길일까 생각하다가 법대에 진학했습니다.”

1979년 10월 26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은 서울 궁정동 중앙정보부 안전가옥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시해했다. 이 사건으로 법조인의 길을 택한 이 전 대행은 30여년 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했다.

네티즌들은 김재규에서 이 전 대행으로 이어지는 역사의 흐름이 소름돋는다는 반응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소설 같은 이야기다” “그렇게 역사는 연결되는구나” 등의 감탄이 줄을 이었다.

김재규는 유언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영원한 발전을 빌었다. 이 전 대행은 퇴임사에서 “비록 오늘은 이 진통의 아픔이 클지라도, 우리는 헌법과 법치를 통해 더 성숙한 민주국가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사랑하는 민주주의의 요체는 자신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는 데 있다고 믿습니다. 이제는 분열과 반목을 떨쳐내고 사랑과 포용으로 서로를 껴안고 화합하고 상생하길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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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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