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안점순 할머니가 8일(현지시간) 독일 레겐스부르크시 인근 비젠트 ‘네팔-히말라야 파빌리온용’ 공원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을 쓰다듬고 있다. 수원시 제공

"독일 '평화의 소녀상'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해 유럽에 처음으로 세워진 소녀상이 일본 정부의 압박으로 철거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조용남씨는 13일 SNS를 통해 “소녀상이 세워진 비젠트시 네팔-히말라야 파빌리온 공원의 헤리베르트 비르트 이사장이 이날 주독 일본대사를 만난 뒤 마음을 바꾸었다”며 “비르트 이사장은 일본이 충분한 사과와 보상을 했다면 소녀상을 공원에 세워둘 필요가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조씨에 따르면 소녀상이 설치된 직후 일본 민간과 정부차원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독일 바이에른주와 레겐스부르크시에 문제제기를 했고, 정체불명의 전화와 메일이 하루에도 수십통이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일본대사도 비르트 이사장을 만나기 전에 전화로 소녀상 철거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녀상에 순이라는 이름을 붙여준 비르트 이사장이 지난 8일 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조용남씨 페이스북 캡처

이러한 일본정부의 소녀상 철거 압박은 한일 위안부 합의서가 근거가 됐다고 한다. 조씨는 “일본대사가 합의서를 들고와서 충분한 사과와 보상을 했다고 비르트 이사장을 설득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아무런 입장이 없다”고 분노했다.

독일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의 방해로 건립 장소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우여곡절 끝에 세계여성의 날인 지난 8일 세계 최대의 히말라야 식물정원으로 불리는 네팔-히말라야 파빌리온 공원에 세워졌다.

제막 행사에는 14세에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온갖 고초를 겪은 안점순(88) 위안부 할머니도 참석했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행사에 참석한 안 할머니는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할 말이 없다”며 “고맙다. 앞으로 험한 세상이 없으면 좋겠다”고 말해 주위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다음은 조용남씨 페이스북 글 전문

유럽 최초에 독일 레겐스부르크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평화의 소녀상에 '순이'라는 이름까지 붙혀서 애정을 표현하던 비르트이사장은 오늘 일본대사의 방문 이후 마음을 바꾸었다고 합니다. 일본대사는 한일합의서를 가지고 와서 비르트이사장을 설득했다고 합니다. 충분한 사과와 보상을 했다면, 비르트이사장은 평화의 소녀상을 공원 세워둘 필요가 없다고 했답니다.

일본의 집요하고 치졸한 압박이 정말로 대단합니다. 주정부에게도, 시정부에게도 압박을 받으니, 어렵겠지요. 그러나 한국 정부는 입장이 없습니다.

일본은 일본군 위안부를 일본정부가 주도하여 조직적으로, 그리고 강제적으로 일본군 성노예를 삼았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입니다. 일본은 그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일본 정부의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사과와 진정 어린 사죄를 해야 합니다. 이것이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회복입니다. 그리고 나서 보상이든 배상이든지가 있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인정은 커녕 <평화의 소녀상>의 철거를 위해 일본정부 민간이 조직적으로 동원되는 것은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인 작태입니다. 이런 것이 작태입니다. 후안무치한 일본의 작태에 분노합니다. 

유럽에 최초로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이 무너지지 않게 이 글을 최대한 공유하고,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유럽 최초의 평화의 소녀상을 지키는 일에 함께 해주십시오. 평화의 소녀상은 지켜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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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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