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9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당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특전사 복무 시절 사진을 꺼내 들었다. 국민일보 DB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이 각자의 ‘인생사진’으로 삶의 가치관과 정책방향을 강조했다. 19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5차 합동토론회에서다.

문재인 전 대표는 특전사 복무 시절 사진을 꺼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보도사진을 앞세웠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대학생 시절 어머니와 함께, 최성 고양시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촬영한 사진을 각각 들어올렸다.

문재인, 특전사 사진 꺼내고 ‘전두환’ 언급

문 전 대표는 경희대 법대에 재학했던 1975년 유신반대 시위를 주도해 구속된 뒤 강제 징집됐다. 그렇게 특전사 공수부대에서 31개월 동안 복무했다. 문 전 대표는 낙하산 훈련장에서 레펠 장비를 들고 촬영한 당시의 흑백사진을 이날 토론회에서 ‘인생사진’으로 꺼내 들었다.

문 전 대표는 “공수부대가 하늘에서 낙하산을 타고 적진으로 침투하는 훈련을 한다. (사진 속 복장은) 산악에서 강하할 때 입는다”며 “폭파병이었다. 정병주 특전사령관으로부터 폭파 최우수상 받았다. 당시 여단장이 전두환”이라고 말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유신 헌법으로 개정하고 3년 뒤였던 그해 전두환 전 대통령은 제1공수 여단장이었다.

문 전 대표는 보수층 유권자들 사이에서 시종일관 불거진 대북안보관 논란을 잠재울 목적으로 이 사진을 앞세운 것으로 보인다. 그는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때 미루나무 제거 작전에 참여했다. 독수리 훈련, 팀스피릿 훈련, 한미합동 훈련도 줄곧 참여했다. 내 국가관 안보관 애국심은 이때 형성됐다“고 말했다.

1980년 5월 23일 경향신문에 실렸던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보도사진. 뉴시스(경향신문사 제공)

안희정, 5‧18 보도사진으로 비춘 자신의 학창시절

안 지사는 경향신문이 1980년 5월 23일 실었던 보도사진을 ‘인생사진’으로 지목했다. 광주 도심으로 몰린 시민들, 이들에게 총구를 겨눈 군인들, 거리에서 화염과 연기에 휩싸인 차량들을 한 컷에 담은 사진이다.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후보들 중 유일하게 자신의 얼굴보다 대중을 앞세웠다.

민중항쟁을 상징하는 사진을 통해 학생운동 이력을 다시 각인하고 최근 불거진 ‘대연정론’ ‘선한 의지’ 발언 논란을 상쇄할 목적으로 풀이된다. 안 지사는 남대전고에서 광주민주화운동 연루를 이유로 제적됐고, 서울 성남고에 재입학했지만 자퇴했다. 검정고시를 통해 고려대 철학과에 입학했지만 학생운동을 이끌면서 12년 만인 1995년 졸업했다.

안 지사는 “모든 신문에 도배됐던 최초의 광주 시민항쟁의 모습이다. 당시에는 ‘광주사태’라고 불렸다”며 “내가 이 사진을 봤을 때 고등학교 1학년생이었다. 말할 수 없는 불면의 밤을 보냈다. 저 시민들 곁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 “오늘 정치인 안희정에게 이 사진은 출발점이다. 민주주의자로서 나는 민주당과 이 역사를 함께 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오른쪽)은 19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중앙대 입학식 당시 어머니와 촬영한 사진을 ‘인생사진’으로 지목했다. 이재명 캠프 제공

이재명, 어머니 사진으로 ‘형제의 난’ 정면돌파?

이 시장은 검정고시를 통해 1982년 중앙대 법대에 입학했다. 이 시장이 이날 토론회에서 공개한 사진은 입학식 당시의 모습이었다. ‘생각하는 사람’ 동상 앞에서 한복을 입은 어머니와 나란히 앉아 촬영한 사진이다.

이 시장은 “대학교 교복을 입고 입학식에서 찍은 사진. (고등학생 시절) 교복을 못 입었던 게 한이었다”며 “인생에서 어머니는 소중한 사람이다. 어머니는 어린 시절 나를 공장에 데려다줬다. 그리고 어머니는 화장실에서 청소했다. 이렇게 살았다”고 했다.

소년공에서 검정고시로 대입에 성공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해 인권변호사로 활동하고, 지방자치단체장을 거쳐 대선 후보로까지 올라선 자신의 인생역경을 앞세운 사진으로 보인다. 또 인터넷에서 수시로 불거지는 ‘형제의 난’ 논란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이 시장은 “형이 (성남시) 시정에 개입하려다 말리는 어머니를 폭행했다. 어머니가 다쳐 병원에 입원했을 때 참을 수가 없었다”며 “(당시) 형님 부부와 다툰 내용이 녹음됐고, 전 국민이 들었다. 어머니가 맞은 날 흥분해서 폭언을 퍼부었다. 부족했다는 말씀드리고 용서를 구하는 의미로 인사를 한 번 드리겠다. 내 잘못이고 이런 일이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최성 고양시장(오른쪽)은 19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아시아태평양재단 이사장을 지냈던 1990년대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미국 방문 중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최성 캠프 제공

최성 “김대중 전 대통령이 찾아왔던 박사가 바로 나”

최 시장은 아시아태평양재단 이사장을 지낸 1990년대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미국 방문 중 촬영한 사진을 들어 올렸다. 나머지 3명의 경쟁자보다 지지율은 물론 인지도까지 낮은 편이지만, 김 전 대통령과의 친밀했던 관계와 이력을 앞세워 당내 정통성을 대중에게 각인할 목적으로 풀이된다.

최 시장은 1998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전문위원을 거쳐 김대중정부에서 정무수석실 및 외교안보비서실 행정관을 지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로 넘어간 2002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을 맡았다.

최 시장은 “김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3~4차례 떨어지고 찾아갔다는 박사가 최성, 바로 나”라면서 “토론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김 전 대통령으로부터 코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시장은 고려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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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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