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읽었다. 이번 대선에서 누가 이기든 다음 한국 대통령도 ‘플레이보이’를 읽어야 한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미국 성인잡지 ‘플레이보이’가 세계 지도자의 ‘필독서’처럼 돼버렸다고 미 월간지 애틀랜틱이 18일(현지시간) 온라인판에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때문이다. 그는 부동산 개발업자였던 1990년 플레이보이와 아주 긴 인터뷰를 했다. 사업 얘기부터 개인 생활, 정치 철학과 국제 관계까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면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꺼냈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플레이보이에 등장했지만 정치평론가들은 1990년 인터뷰만큼 그의 머릿속을 들여다보기에 좋은 자료는 없다고 말한다.

메르켈 총리는 17일(현지시간)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두 정상은 ‘물과 기름’이라 불릴 만큼 사사건건 마찰음을 내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예산 문제부터 브렉시트, 유로화 저평가, 대러시아 외교 등 의견 일치를 보이는 대목을 찾기가 정말 어려울 정도다. 메르켈은 이런 상황에서 정상회담을 준비하며 트럼프의 1990년 플레이보이 인터뷰를 탐독했다고 부를 만큼 깊이 연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르그 포브리그 벨라루스민주주의기금 이사는 CNBC 인터뷰에서 “메르켈 총리는 회담을 매우 중대한 고비로 여기고 있다. 플레이보이 잡지를 챙겨 읽으며 트럼프에 관해 조사할 정도”라고 전했다. 지난달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와 정상회담을 가진 아베 총리 역시 이 잡지를 읽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당시 “아베 총리가 플레이보이에 실린 트럼프 인터뷰를 참모들과 함께 읽으며 회담을 준비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1990년 플레이보이 인터뷰에서 당시 미국과 소련 정상이었던 조지 H. W. 부시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을 경멸하듯 언급했다. 트럼프는 이 인터뷰에서 미군이 보호하는 동맹국(일본, 독일, 걸프만 국가들)에 미국 대통령이 너무 관대하다고 비난했다. 고르바초프에 대해서는 “나는 그가 전복될 것이라고 본다. 나약함을 드러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또 세계 지도자들이 “우리(미국)를 무시하고 있고” “우리의 어리석음을 비웃으며” “우리를 짓밟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애틀랜틱은 “세계 지도자들에게 이 인터뷰가 유용한 이유 중 하나는 ‘무역’에 관한 그의 생각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인터뷰에서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제일 먼저 무엇을 하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나는 거칠게 할 것이다. 먼저 미국에 굴러 들어오는 모든 메르세데스 벤츠에 무거운 세금을 매기겠다”고 답했다. 이 대목이 눈에 띄었는지 메르켈 총리는 이번 정상회담에 BMW 회장을 대동해 트럼프에게 눈도장을 찍도록 배려했다.

일본에 대한 언급은 더욱 직설적이었다. 그는 당시 “일본이 미국 경제의 목을 조르고 있다”고 표현했다. 중동에서 일본으로 가는 원유 수송 선박을 미군이 보호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우리가 보호해줘 수입한 원유로 일본은 우리를 비웃으며 미국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에 대해선 이런 문장이 나온다. “한국이나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나라는 미국을 상대로 엄청난 돈을 벌고 있는데 왜 우리가 돈을 뜯기는 것도 모자라 그들을 도와줘야 하느냐?” 트럼프의 플레이보이 인터뷰 내용은 26년이 지난 지금 대통령이 돼서 추진하고 있는 정책과 일맥상통한다. 세부적 내용은 조금씩 다를지 몰라도 큰 방향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같다.

“트럼프와 만나려면 플레이보이부터 읽으라.” 애틀랜틱이 내놓은 조언은 다음 한국 대통령에게도 결코 예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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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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