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행’, ‘검사외전’, ‘밀정’, 지난해 수많은 관객을 끌어모은 그 어떤 영화보다도 더 극적이었던 건 논픽션 작품이었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이 논쟁작으로 연인원 1600만명의 국민들을 광장으로 끌어 모은 주인공,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레드카펫, 아니 포토라인 위에 섰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내일도 올림머리 할까요?"

소환 하루 전 들어온 취재 의뢰에 따라, 그녀의 검찰 소환 패션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해부해 봤습니다.


1. 올림머리와 누드톤 메이크업

4년이라는 러닝타임 내내 단 한 번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 적 없는 그녀. 그 중심엔 시그니처 스타일인 ‘올림머리’가 있었는데요, 이날도 역시나 올림머리를 한 채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번 소환을 앞두고도 그녀의 올림머리를 전담해온 두 스타일리스트가 일주일 내내 사저로 출근을 했었다고 합니다.

올림머리는 취임의 순간부터 세월호 침몰 사고, 탄핵이라는 클라이맥스 그리고 소환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이 그녀가 고수해온 스타일이죠. 겉보기엔 그 머리가 그 머리인 것 같긴 한데 세월호 사고 당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방문했을 땐 일부러 좀 더 흐트러지게 연출한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메이크업은 평소처럼 누드톤으로 마무리했습니다. 립스틱 외에는 색조 화장을 최소화했네요. 어두운 분홍색 즉 말린장미색, MlBB(My Lips But Better)라고도 불리는 누드톤 립스틱으로 차분한 이미지를 연출했습니다.


2. 허전한 목

평소와 달리 ‘목걸이’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일명 ‘오메가 체인’이라고 불리는 이 목걸이를 즐겨 착용했습니다. 체인만 하거나 체인에 진주같이 간단한 보석이 추가된 목걸이를 하는 식이었죠. 가슴께 다는 브로치와 함께 그녀가 즐겨 착용하던 액세서리입니다.

‘국정농단’ 사태로 3차 대국민 담화를 하던 날만 해도 이 목걸이를 착용하고 취재진 앞에 섰던 그녀는 지난 12일 청와대를 나와 서울 삼성동 사저로 도착할 때 목걸이를 착용하지 않았습니다. 이날 검찰에도 아무런 액세서리 없이 등장했고요.

지난해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그녀의 목걸이와 브로치도 국정농단의 주역인 최순실 작품이라는 주장을 내놨었는데, 이런 의혹을 의식한 걸까요?


3. 남색 전투복

의상은 ‘전투복 패션’을 선택했습니다. 칼라가 없는 어두운 재킷에 바지 정장 투피스인데, 그녀가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나, 결정적인 순간마다 갖춰 입는 스타일이라 ‘전투복’이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오늘 고른 색상은 ‘남색’입니다. 남색 재킷은 무릎 바로 위까지 오는 투버튼 A라인으로 카라 없는 브이넥 스타일이네요.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고요? 이 자켓은 지난 12일 청와대 퇴거 당시 입었던 옷입니다. 소환길에 오른 그녀는 그 때 그 재킷에 발목을 덮는 남색 정장 바지를 받쳐 입어 톤온톤 스타일을 구현했습니다.


‘패션외교’를 표방하며 다채로운 원색 재킷을 자랑해온 그녀 치고 소박한 색상을 골랐네요. 보통 죄를 짓고 검찰 포토라인 앞에 선 유명인들이 어두운 색 옷을 고르는 것은 국민 정서를 의식해 튀지 않는 차림새를 보이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많죠. 그런데 워낙 그녀의 ‘전투복’이 정치적으로 많은 함의를 갖고 있었던 터라 ‘결백’을 주장해온 그녀가 검찰 조사에 임하는 ‘전투 의지’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는 풀이가 나옵니다. 오늘 그녀의 옷에도 ‘최순실 의상실’의 손길이 닿아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전투복에 매치한 신발은 3~5센티미터 굽의 검정색 구두입니다. 그녀가 평소 즐겨 신던 스타일의 구두네요.


검찰에 불려나온 회장님들이 택하는 스타일은 ‘휠체어룩’이라고도 불립니다. 회장님들이 하나 둘 휠체어를 타고 나타날 때마다 ‘구속’을 피하기 위해 ‘꾀병’을 부리는 거라는 비판이 뒤따랐죠. ‘휠체어룩’ 대신 ‘전투복’으로 검찰에 출석한 박 전 대통령. 그녀가 다시 평상복을 입게 될지 수의를 입게 될지, 검찰 수사 결과를 주목해봐야겠습니다.


구제품 숍에서 옷을 사 입어도 멋질 수 있고,
훌륭한 디자이너의 옷을 사 입어도
입는 방법이나 입은 사람의 태도나 대화에 따라서
스타일리시해 질 수도,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폴 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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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민 기자 김태영 인턴기자 이재민 디자이너 suminis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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