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에서 교회로 변신한 ‘고양 예수문화교회’ 스토리

지난 17일 경기도 고양시 후곡마을의 한 상가 99㎡(30평) 지하공간. 남녀 3명이 연기를 하고 있었다. “줘 보라. 왜 예수라도 써 있네? 책을 내란 말이야.” 극중 여성 공산당원이 거친 말을 내뱉으며 한 주민의 책을 빼앗았다. 성경책이었다. 동행한 남성 당원은 “그 예수 선동하는 계집 이름이 뭐네? 말 안 하면 내레 기억나게 해주갔어”라며 주민의 머리를 권총으로 사정없이 내리찍었다.

단원들이 일산 한 연습장에서 공연 준비를 하고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이들은 예수문화교회(김상준 목사) 성도들로 다음 달 10~16일 서울 대학로 문화공간 엘림홀에서 공연할 뮤지컬 ‘증인들의 고백’을 연습하는 중이었다.

예수문화교회 성도들은 모두 전문예술인이다. 김상준(51) 목사는 장로회신학대 교회음악과에서 성악을 공부한 뒤 신대원을 졸업했고, 유하나(38) 사모는 건국대 대학원에서 음악교육을 전공했다. 성도 40여명은 각각 중앙대 동국대 등에서 노래연기 작곡 연극영화 의상디자인 등을 전공했다.

이 교회는 처음 극단에서 출발했다. 유 사모는 10년 전부터 교회 인근 발산중, 저동중 등에서 뮤지컬 강사로 활동했다. 그러다 보니 예술분야에서 활동하게 된 제자들이 많았다. 이들은 유 사모를 만나면 “설 무대가 없다. 설 수 있는 무대가 있어도 신앙적으로 건전하지 못하다”며 고민을 토로했다.

유 사모는 “그러면 우리가 설 무대를 만들자”며 2010년 20여명의 단원으로 극단 ‘솔트 앤 라이트’를 만들었다. 지역 문화예술 지원사업인 ‘장애 비장애인 연극 만들기’를 시작으로 뮤지컬 ‘레미제라블’ ‘사운드 오브 뮤직’ ‘페임’ 등을 재해석해 지역사회에서 공연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단원이 늘었는데, 모두가 기독교인은 아니었다. 비기독교인에겐 복음을 전하고 기독교인은 영적으로 돌봐야 했다. 그래서 2014년 김 목사와 함께 예수문화교회를 개척했다. 김 목사는 부산 수영로교회 등에서 찬양사역자로 섬겼다.

단원들이 일산 한 연습장에서 공연 준비를 하고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극단이 교회에 소속되면서 교회 공연이 많아졌다. 인천 주안장로교회, 양평 덕소교회, 부천 평화교회, 가평교회, 일산 승리교회, 부산 고신대 등에서 공연했다. 일본 고베 묘다니교회 등에서 해외 공연도 했다. 지난해엔 정부 지원을 받아 서울소년원에서 창작 뮤지컬 공연도 했다.

‘증인들의 고백’은 최덕신 원작의 창작 뮤지컬이다. 복음을 전하기 위해 다시 북한으로 향하는 탈북민 이야기를 그렸다. 유 사모는 총연출을 맡았다. 그는 “공연을 위해 북한에 대해 조사를 많이 했다. 워낙 참혹하고 안타까운 내용이어서 누군가 ‘쿡’ 찌르기만 해도 눈물이 날 만큼 무거운 작품”이라며 “하지만 너무 무겁지 않게 표현하려 애썼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탈북해서 복음을 접하고 이를 전하기 위해 북한에 갔다가 죽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하나님께서 이 시대의 증인을 지금 우리 가운데 찾고 계신다는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전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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