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천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경정)이 정윤회 문건, 이른바 십상시 문건 유출사건 이후 3년 만에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국정농단 예언록과도 같았던 이 문건을 작성한 당사자다. 박 전 경정은 국정농단의 당사자들이 국민에게 사죄하지 않을 경우 이들의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경고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기 전 정국은 ‘십상시 문건’ 파동으로 들썩였다. 이 문건은 정윤회와 문고리 3인방이 강남 모처에서 회동을 가졌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윤회, 안봉근, 김기춘을 비롯해 최순실의 이름이 최초로 등장한 문건이기도 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문건을 ‘지라시’라고 규정했다. 당시 청와대 공직기관 비서관실 소속이었던 박 경정은 서울중앙지검에 소환 조사를 받았다.



검찰 조사에서 “우리나라 권력서열의 1위는 최순실, 2위는 정윤회, 박 대통령은 3위에 불과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보수 매체를 비롯해 곳곳에서 “허무맹랑한 주장”이라며 비난했다.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도 십상시 모임이 존재했다고 증언했다.



문건에 적힌 내용은 김기춘 비서실장의 경질을 제외한 모든 게 그대로 현실이 되기도 했다. 처음엔 비선 위력을 잘 알지 못했고 ‘십상시’라는 표현도 그가 지은 게 아닌 비선 주변에 떠도는 말을 그대로 옮긴 것이라고 했다. 보도 직후 20여 일 만에 구속되면서 비선 실세의 위력을 실감했다고 회상했다.

지시에 충실했던 박 전 경정은 갑작스레 서울지방경찰청 경찰청 정보부서로 발령됐다. 하지만 이틀 후에 발령이 취소됐다는 소식을 접했고 공직복무관리관실 총리실 인사과로 발령 받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하지만 이 또한 발령이 취소됐다.

이에 대해 박 전 경정은 “알아봤는데 누가 그러더라. 당신이 쓰지 말아야 할 보고서를 썼다고 하더라. 김기춘 전 실장께서 지시하셨다고 하더라. 박관천은 문건을 다루는 자리에 가서는 안 된다. 좋은 자리도 배정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지금 이렇게 국민들 가슴을 아프게 하는 국정 운영에 안 좋은 사태가 일어난 것에 한때 대통령을 모시고 근무한 것에 일말의 책임을 느낀다”고 말한 박 경정은 “일부라도 왜 이런 사태까지 왔는지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처자식에게 부끄러운 짓은 하지 말자고 위안 삼았다”고 설명했다.

검찰 조사 당시 박 전 경정은 진실을 말했지만 500일이나 수감됐고, 수사 과정에서 죄목은 5개나 늘어났다. 처음 기소될 때는 대통령 기록물 관리법 위반이었지만 수사 과정에서 공용 서류 은닉, 무고, 업무 기밀 누설이 추가됐고 해당 문건이 언론에 보도된 뒤 뇌물죄가 추가됐다.

이와 관련해 박관천 경정은 “모든 죄목에 대해 면소 또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정윤회 문건을 박지만 회장 측에 무단으로 전달했다는 이유로 업무상 기밀 누설이라 집행유예 2년에 징역 8월을 판결 받았으나 상고심에 계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뷰 말미에 박 전 경정은 “그들이 국민 앞에 사죄하지 않는다면 감춰진 비리를 공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박 전 경정은 “세월호 7시간을 비롯한 남은 진실도 반드시 밝혀져야 하며 나도 최대한 돕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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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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