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충남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디다스컵 U-20 4개국 국제축구대회 대한민국과 잠비아의 경기. 한국 정태욱이 경기도중 부상을 당하자 선수들이 인공호흡을 하고 있다. 뉴시스

27일 밤부터 ‘정태욱’이라는 이름이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렸다. 커뮤니티마다 관련 동영상이 돌았고, “어린 선수들이 신속하게 대응하다니 정말 대단하다” “이번에 사람 살리는 심폐소생술을 제대로 배웠다”는 찬사가 이어졌다.

정태욱은 20세 이하 한국 축구대표팀 수비수다. 이날 밤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세 이하 4개국 축구대회 잠비아전에서 생사를 오갔다. 후반 34분 공중볼을 다투다 상대 선수와 충돌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상대의 어깨에 얼굴을 강하게 부딪힌 뒤 쓰러지면서 그라운드에 머리를 찧었다.

이때 주변에 있던 한국 선수들은 우왕좌왕하지 않고 곧바로 정태욱에게 달려들었다. 이상민 선수는 심판과 함께 즉시 기도를 확보하고 인공호흡을 시작했다. 정태욱이 쓰러지고 20초 만에 벌어진 일이다. 

응급처치를 주도한 이상민 선수는 동료를 구한 영웅이 됐다. 그는 말려들어간 정태욱의 혀를 빼내고 기도를 확보한 뒤 인공호흡을 실시했다. 언론 인터뷰에서 “정태욱이 쓰러지자 기절한 걸 직감했다”며 “혀가 말려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 장면은 “긴급상황! 쓰러진 정태욱 선수를 살린 이상민 선수의 인공호흡!”이라는 제목의 영상으로 빠르게 퍼졌다. 29일 현재 35만회에 육박하는 뷰수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분42초 길이의 영상을 보면 20세 이하 선수들의 기민한 대처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정태욱이 쓰러진 직후 이상민이 달려들어 입을 벌리고 응급처치를 시작했고 20여초 뒤 대표팀 구급팀이 그라운드로 들어왔다. 이 사이 쓰러진 정태욱을 구하기 위한 노력이 집중됐다.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에 가장 적절한 응급처치를 한 것이다. 다행이 정태욱은 의식을 되찾았고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축구협회는 CT촬영 결과 이상이 없다고 발표했지만 정밀 진단에서 목뼈에 금이 가는 전치 6주 부상이 확인됐다.

정태욱을 구한 이상민은 프로축구연맹에서 실시하는 심폐소생 응급처치 교육을 받았다. 동료가 쓰러지자 평소 교육받은 대로 혀를 빼내 기도를 확보하고 심폐소생술을 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생존을 위한 골든타임이 4분이라고 말한다. 그 안에 응급처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뇌사 혹은 심정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진=뉴시스

이상민의 기민한 심폐소생술을 본 많은 네티즌들은 2000년 4월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경기 중 쓰러진 롯데 임수혁 선수를 떠올렸다. 당시 응급처치가 늦어져 뇌사 판정을 받고 투병하다 2010년 2월 숨졌다. 고 임수혁 선수 사건은 경기장 응급의료 시스템과 선수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어린 선수들은 침착하고 신속한 대처로 동료를 구했다. 정태욱은 부상 회복 정도에 따라 5월 20일 열리는 20세 이하 월드컵 출전 여부가 결정된다. ‘혀를 빼낸 뒤 기도를 확보하고 인공호흡’을 한 ‘20초’는 응급처치의 교범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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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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