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오늘(7일) 오전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출석했습니다. 2015년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과 지난해 K스포츠재단 별도 지원금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강요에 의한 것인지, 뇌물에 해당되는 것인지를 조사받기 위해서입니다. 오전 9시15분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신 회장은 다소 굳은 표정으로 포토라인에 섰습니다. 그는 “면세점 청탁을 위해 출연금을 낸 것 아니냐” “세 번째 소환인데 심경이 어떠냐”는 취재진 질문에 “오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짧게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습니다.

지난해 11월 검찰 1기 특수본 때 참고인으로 나와 조사를 받은 지 5개월 만의 출두입니다. 신 회장은 지난해 9월에는 횡령·배임 등 경영비리 혐의의 피의자로 밤샘조사를 받은 적도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사이 세 번이나 검찰에 소환되는 비운의 재벌 총수가 됐습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7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롯데그룹은 시기적으로 2015년 11월 면세점 갱신 심사에서 탈락한 뒤 미르·K스포츠재단에 45억원의 출연금을 냈습니다. 지난해 3월 박근혜-신동빈 독대 이후인 5월에는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의 별도 지원금을 제공했습니다. 당시 박 대통령은 신 회장과의 독대 직후 안종범 청와대 수석에게 롯데그룹이 K스포츠재단의 하남시 체육시설 건립과 관련해 자금을 부담하기로 했으니 그 진행상황을 챙겨보라는 지시를 했다고 합니다. 이 독대에서 오간 구체적인 대화내용이 무엇이었느냐가 조사의 핵심입니다. 부정한 청탁과 대가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키포인트죠. 물론 별도 지원금 70억원은 롯데가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하기 직전 돌려받기는 했지만 그것은 뇌물죄 성립에는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45억원 출연금의 대가성 여부도 조사 대상이죠.

특수본은 롯데의 지원금 등이 면세점 사업권 재취득을 위한 대가가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습니다. 롯데는 공교롭게도 특허권을 상실했다가 정부의 추가 사업자 선정을 통해 잠실 월드타워점 사업권을 지난해 12월 다시 취득한 바 있습니다. 특수본은 이를 규명하기 위해 지난달 19일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이사 사장을 조사한 데 이어 지난 2일 소진세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사장)을 비공개 소환해 조사했습니다. 소 사장은 올 초까지 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을 맡아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등 대외업무를 총괄해온 인물입니다. 특수본이 출연·지원금을 뇌물로 결론 내리면 신 회장은 참고인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됩니다.

지난달 18일 소환 조사를 받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처지도 비슷합니다. SK그룹은 두 재단에 111억원의 출연금을 냈고 지난해 2월 박근혜-최태원 독대 직후에는 K스포츠재단으로부터 80억원의 별도 지원금을 요구받았습니다. 별도 지원은 액수 문제에 대한 이견으로 무산되긴 했으나 그 거래관계의 배경이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특수본은 최 회장과 신 회장의 신병처리 문제를 일괄 처리할 것입니다. 최태원 신동빈 두 사람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전철을 밟을까요.

박정태 선임기자 jt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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