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동아리인 줄 알았는데 사이비 종교 동아리라니

J대 동아리 모집 사진.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 갓톡 캡처

최근 많은 대학교가 사이비 종교단체의 동아리 침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11일 기독교 커뮤니티 '갓톡'은 연세대 학교신문인 '연세춘추'를 인용해 사이비 종교단체들이 대학 내 동아리를 만들고 조직적으로 포교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공주대에서는 신천지에 몸담았던 한 학생이 학교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대학교 동아리 내 사이비 종교 침투 실태에 대해 폭로했다. 신천지 신도 학생들이 탁구나 바둑처럼 종교활동과 무관해 보이는 동아리를 만들고 학생들의 가입을 유도, 동아리 안에서 조직적으로 포교활동을 했다는 것이다. 폭로한 학생은 "신천지 신도 학생들은 기독교 동아리로 위장된 단체를 만들어 이를 바탕으로 포교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결국 공주대 동아리연합회는 문제 동아리들을 제명했다.

지난 2004년 전남대에서는 동아리연합회 자체가 신천지 신도들에 의해 장악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실은 신천지 신도였던 동아리연합회 회장의 폭로로 밝혀졌다. 신천지 신도들이 장악하며 회칙을 무시하면서까지 5개의 정상적인 기독교 동아리들을 제명시키기도 했다. 또한 당시 전남대에서는 신천지 신도 학생들이 일반 동아리에서 조직적으로 포교활동을 펼친 사실도 밝혀졌다. 이후 새로운 학생들이 동아리연합회를 구성하면서 문제가 된 동아리들은 교내에서 제명됐다.

연세대의 원주캠퍼스(이하 원주캠)는 사이비 종교의 동아리 침투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체육 동아리에서는 신천지 신도인 학생들이 가입해 일반 학생들을 상대로 포교활동을 해왔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결국 지난 2016년 학생복지처는 교목실과 협의해 해당 동아리에 제재를 가했고 이번 학기에는 승인이 취소돼 사라졌다.

연세대 원주캠 동아리 방의 모습.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 연세춘추 캡처

학교 본부 산하의 한 봉사팀에서도 위와 비슷한 사례가 발생했다. 이 봉사팀에 침투한 사이비 종교 신도 학생은 다른 학생에게 포교를 시도했다. 봉사팀에서 포교활동을 당했던 A씨는 “봉사팀 내 선배가 특정인과의 만남을 부추겼다”며 “그 특정인은 봉사활동과는 무관한 종교적인 만남까지 요구했다”고 제보했다. 결국 A씨는 이 사실을 교목실에 신고했고 교목실의 권유에 따라 봉사팀을 나왔다.

심지어 사이비 종교단체는 연세대 기독교 단체에까지 손길을 뻗었다. 지난 2013년 원주캠 ‘연세기독학생연합회’(이하 연기연)의 회장이 사이비 종교단체의 신도로 밝혀지며 교목실로부터 자리를 박탈당했다.

신천지대책전국연합은 지난 2016년 신천지 신도 증가율이 연세대 국제캠퍼스가 위치한 인천이 가장 높았고 원주가 뒤를 이었다.

연세춘추는 사이비 종교단체의 대학교 동아리 침투가 문제되는 이유로 △동아리 본래의 목적을 변질시키며 △동아리 활동을 하는 일반 학우들에게 피해를 준다고 꼽았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교내시설과 지원금을 제공해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을 지원한다. 그러나 사이비 종교단체가 동아리에 침투함으로써 원래 동아리 활동의 본질이 훼손되고 학교의 지원 의미마저 퇴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이비 종교단체로 인해 동아리 활동을 하는 학생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 사이비 종교와 무관한 학생들이 동아리 내 몇몇의 사이비 신도 학생들로 인해 같은 사이비 신도로 의심받아 학내활동을 제한받거나 동아리가 사라져 동아리 활동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연세대 교목실. 연세춘추 캡처

그러나 사이비 종교단체의 침투에도 학교의 대응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미션스쿨에서는 교목실에서 관리하지만 교목실이 없는 대학의 경우 사이비 종교문제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부서가 없어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다.

교목실이 있다고해도 동아리 내 사이비 종교단체의 활동이 완전하게 관리되는 것은 아니다. 사이비 종교단체들의 활동이 워낙 교묘하고 은밀해 교목실에서도 그 활동을 쉽게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신천지 의심 동아리 리스트 사건 또한 교목실에서는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으나 학생들의 제보로 대응할 수 있었다고 교목실은 밝혔다.

교목실 관계자는 “신천지의 경우, 동아리 내에서 포교활동이 워낙 교묘하게 일어나 증거를 잡기가 힘들다”며 “따라서 학생들의 자체적인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은 학교에서 인정한 종교 동아리 외에서는 종교활동을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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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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