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계란 없어요, 대신!” 김병삼 목사의 한셈치고 프로젝트

보험금 1억4000만원. 교통사고로 숨진 아들이 세상에 남긴 것이다. 어머니는 그러나 이 돈을 한 푼도 쓰지 않았다. 절망에 빠져 있을지 모를 이웃을 생각했다. 전액을 기부했다.

기부금 중 8000만원은 50대 가장에게 지원될 예정이다. 그는 친구가 일하던 공장에 일을 도와주러 갔다가 갑작스런 화재로 전신에 화상을 입었다. 눈에도 손상을 입어 각막이식수술도 필요하다. 나머지 기부금도 꼭 필요한 이들에게 나눠진다. “예수 그리스도가 부활하심으로 말미암아 우리로 하여금 산 소망을 갖게 한(벧전 1:3, 새번역)” 말씀이 실현되는 셈이다.

김병삼 목사. 강민석 선임기자

국제구호기구 월드휴먼브리지가 부활절을 앞두고 펼치고 있는 ‘한셈치고’ 프로젝트의 한 장면이다. 한셈치고는 부활절 계란을 먹은 셈 치고, 커피 한 잔, 밥 한 끼 먹은 셈치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취지를 갖고 있다.

월드휴먼브리지 대표 김병삼 만나교회 목사는 지난 9일 경기도 성남시 교회 목양실에서 인터뷰를 갖고 “부활의 의미를 살려 사고와 질병, 절망 속에 고통 받는 이웃을 살리는 데 힘쓰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 목사가 담임하고 있는 만나교회는 이를 위해 16일 부활절엔 계란 나눔을 하지 않기로 했다. 계란 구입 비용은 생명 살리기에 쓰기로 했다. 부활절 계란 나눔은 한국교회의 전통으로 굳어져있다. 전 교인이 계란을 나누면서 예수 부활을 생각하는 행사인데 만나교회는 이를 포기한 것이다.

김 목사는 “최근 조류인플루엔자(AI)로 계란 값이 폭등하면서 부활절 계란을 사재기 하는 등 교회를 상대로 한 부당한 상행위가 극성”이라며 ‘부활절 계란을 먹은 셈 치고 헌금을 모아 부활의 의미를 구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셈치고 프로젝트엔 교도소에서 장기간 복역하다 출소한 이들이 안정적으로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월드휴먼브리지 협력교회들도 동참하고 있다. 경기도 안양감리교회(임용택 목사)는 자살예방 관련 사업을 준비 중이다.

김병삼 목사. 강민석 선임기자

김 대표는 “어느 때부터 부활절이 교회 내부용 행사로 전락하면서 부활정신이 사회 속에서 스며들지 못하고 있다”며 “월드휴먼브리지는 그리스도 부활의 실제를 사회 속에 전달하는 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목에서 ‘배교자 줄리안’으로 불리는 4세기 로마 황제 율리아누스를 언급했다. 김 대표는 “기독교를 공인했던 콘스탄티누스와 달리 이교숭배를 권장했던 율리아누스도 이교도 제사장들에게 ‘크리스천을 본받으라’고 편지 했을 정도로 당시 기독교는 사회 속에 깊이 파고들었던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나님의 일은 교회의 울타리를 벗어나는 더 큰 범주에 해당한다”며 “한국교회는 사회 속에서 기독교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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