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2005년 펴냈던 자전적 에세이 '나 돌아가고 싶다'에서 '흥분제를 이용한 성범죄 모의'로 해석될 수 있는 경험담을 밝힌 사실이 알려지며 '홍준표 돼지흥분제'가 포털사이트 주요 검색어에 올랐다. 

'대선후보'와 '돼지흥분제'. 결코 연관 지을 수 없을 것 같은 두 어휘가 중요한 선거 국면에 하나의 검색어로 결합돼버렸다. '돼지흥분제'는 에세이에 담겨 있는 소제목이기도 하다.

'돼지흥분제'란 제목의 글에서 홍 후보는 대학 1학년 때 하숙집 룸메이트와 관련된 일을 적었다. 그는 “하숙집 룸메이트는 지방 명문 고등학교를 나온 S대 상대 1학년생이었는데 그 친구는 그 지방 명문여고를 나온 같은 대학 가정과에 다니는 여학생을 지독하게 짝사랑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런데 해당 여학생은 그 룸메이트에게 마음을 주지 않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10월 유신이 나기 얼마 전 그 친구는 무슨 결심이 섰는지 우리에게 물어왔다. 곧 가정과와 인천 월미도에 야유회를 가는데 이번에 꼭 그 여학생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어야겠다는 것이다”며 “우리 하숙집 동료들에게 흥분제를 구해 달라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하숙집 동료들은 궁리 끝에 흥분제를 구해주기로 했다”고 고백했다.

책에 따르면 홍 후보의 룸메이트는 야유회를 간 날 밤 늦게 귀가했다. 홍 후보는 “밤 12시가 되어서 돌아온 그는 오자마자 울고불고 난리였다. 얼굴은 할퀸 자욱으로 엉망이 되어 있었고 와이셔츠는 갈기갈기 찢겨져 있었다”고 적었다. 

홍 후보는 “사연을 물어보니 그 흥분제가 엉터리라는 것이었다. 월미도 야유회가 끝나고 그 여학생을 생맥주집에 데려가 그 여학생 모르게 생맥주에 흥분제를 타고 먹이는 데 성공하여 쓰러진 그 여학생을 여관까지 데리고 가기는 했는데 막상 옷을 벗기려고 하니 깨어나서 할퀴고 물어뜯어 실패했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홍 후보는 “흥분제를 구해온 하숙집 동료로부터 그 흥분제는 돼지 수컷에만 해당되는 것이지 암퇘지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말을 나중에 듣게 됐다”고 기억했다. 홍 후보는 글 뒷부분에 “다시 돌아가면 절대 그런 일에 가담하지 않을 것이다”며 “장난삼아 한 일이지만 그것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 검사가 된 후 비로소 알았다”고 부연했다.

홍 후보는 21일 논란이 된 이 글과 관련해 "내가 관여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에서 무역인과의 간담회를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10년 전에 그 책이 처음 나왔을 때, 기자들에게 다 해명을 했다. 문제가 안 됐던 내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책을 보면 S대생이라고 돼 있다. 고대생은 나 혼자고, 홍릉에서 하숙할 때, 그 사람들이 하는 얘기들을 내가 옆에서 들었다"며 "그것을 책에 기술하려다 보니까. 책의 포맷을 한 번 봐라, 직간접적으로 관계된 것을 내가 얘기하는 식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후회하는 장면을 넣었다. 내가 관여된 게 아니고. S대생 학생들끼리, 자기들끼리 한 얘기를 관여된 듯이 해 놓고, 후회하는 것으로 해야 정리가 되는 포맷이다"며 "처음 책 나올 때, 해명했기 때문에 당시에 언론에도 문제가 안 됐다. 그런데 요즘 문제를 삼는 걸 보니까 이제 유력후보 돼가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또 "45년 전의 얘기 아닙니까. 사건 관련자를 공개 못 하는 건 대한민국 경제를 움직이는 사람들이다. 자기들끼리 한 얘기를 기재하다 보니까"라며 다시 한 번 "내가 관여한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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