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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김성태· 장제원의 말과 유승민의 심경 글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에 대한 '3자 후보 단일화' 촉구 입장문을 발표한 바른정당 김성태(가운데), 박성중(왼쪽) 의원 등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모 호텔에서 열린 탈당 관련 모임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바른정당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유승민 후보 사퇴와 단일화를 요구해온 의원 14명이 집단으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지지 선언과 함께 사실상 한국당에 합류했다. 이들은 유 후보가 끝까지 완주 의지를 굽히지 않는다면 2일 공식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태 의원 등 14명은 1일 오후 9시30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홍 후보와 긴급 회동을 갖고 지지를 선언했다. 이번 선언에 동참한 의원은 권성동·김재경·홍일표·여상규·홍문표·김성태·박성중·이진복·이군현·박순자·정운천·김학용·장제원·황영철 등이다.

김성태 의원은 "이대로 가면 좌파 패권세력이 집권을 할 수 밖에 없는 절체 절명의 위기"라며 "보수를 바로세우고 위기의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에 홍 후보의 보수 대통합의지와 소신을 듣고 싶어서 의원들의 바람을 담아서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범보수 3자 단일화를 꾸준히 주장해왔다. 지난달 24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의원은 "유승민 후보만 바라보고 가다가 지금 여론대로 초라한 성적표를 받으면 참담할 것"이라며 "손자병법 2장에 승산이 없으면 싸우지 않는다고 했다. 무모한 싸움은 피하는 게 상책이고, 중요한 시점에 칼끝을 거두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에 대한 '3자 후보 단일화' 촉구 입장문을 발표한 바른정당 김성태 의원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모 호텔에서 열린 탈당 관련 모임에 앞서 기자들을 발견한 뒤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면서 김 위원은 "보수 지지층이 문재인 후보가 되는 건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며 "우리가 3당(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후보 단일화에 대해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이후에도 소속 의원들의 단일화 서명을 받고 입장문을 내며 유 후보 사퇴를 압박해왔다.

장제원 의원도 홍 후보 지지와 탈당 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최근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출연해 "정치가 냉엄하다.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지지율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라며 "국회의원 선거는 3년 남았지만 당장 내년 지방선거는 이번 대선의 분위기가 크게 좌우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 의원은 유 후보를 향해 "당의 재정권, 인사권을 모두 넘겨드렸다"며 "다만 현실적으로 지역조직이 무너지는 데 대한 불안감은 분명히 있다"고 우려를 보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바른정당 비 유승민계 의원들과 회동하고 있다. 뉴시스

홍 후보 지지 선언에 두 의원의 이름이 거론되자 네티즌들은 무척 놀라워했다. 김 의원과 장의원은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 당시 국정조사 특위 위원장과 청문위원으로 맹활약했기 때문이다.

유승민 후보 페이스북 캡처

이날 2박 3일 경남, 부산, 대구, 제주 유세를 마친 유 후보는 탈당파 의원들과 홍 후보의 회동이 있기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끝까지 간다’는 제목으로 의미 심장한 글을 남겼다. 

그는 “ 후보 단일화를 하라 한다. 대통령 후보에서 내려오라고 한다”며 “창당한 지 불과 몇 달 지나지 않아 버리고 떠나온 그 길을 기웃거린다. 그 길로 다시 돌아가자고도 한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바른정당은 지난 1월 창당 이후 4개월 만에 좌초 위기에 빠졌다. 유 후보의 표현대로 ‘버리고 떠나온 그 길로 다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홍 후보 지지를 선언한 의원 14명이 탈당한다면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잃게 된다. 남은 의원들의 추가 탈당 움직임도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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