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지기의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는 오는 23일 첫 정식 재판에 함께 출석해 조우한다. 사진은 국정농단 사태의 장본인들과 연루자들. 뉴시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오늘(2일)부터 시작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417호 대법정에서 오전 10시에 열렸습니다. 오늘은 첫 공판준비기일입니다. 박 전 대통령은 불출석했습니다. 예상했던 바입니다. 준비기일은 정식 재판이 아니라서 피고인 당사자가 출석할 의무가 없기 때문입니다. 정식 재판에 앞서 재판부가 검찰과 변호인 측 의견을 듣고 쟁점과 증거를 정리하는 게 준비기일입니다. 공범으로 재판에 회부된 ‘비선 실세’ 최순실씨, 뇌물공여 혐의로 함께 기소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직접 출석하지 않고 변호인들이 나왔습니다.

오늘 출석한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최근 새로 영입한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서울북부지법 수석부장판사 출신의 이상철(59·사법연수원 14기) 변호사와 유영하(55·24기) 변호사, 채명성(39·36기) 변호사 등입니다. 검찰 측에서는 서울중앙지검의 한웅재 형사8부장과 이원석 특수1부장 등이 나왔습니다. 먼저 검찰 측이 공소사실 요지를 설명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혐의 사실은 이미 알려진대로 592억원대 뇌물수수 등 18가지입니다. 이어 변호인단이 입장을 밝혔습니다. 유영하 변호사는 “현재 검찰이 제출한 증거기록을 등사 중에 있다. 12만쪽이 넘는 걸로 알고 있다”며 수사기록을 다 파악하지 못한 상태이므로 일단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하겠다고 했습니다. 추후 기록 등사를 마친 뒤 인정 여부를 공소사실별로 의견을 나눠 제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채명성 변호사가 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 전 대통령 1차 공판준비기일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최순실씨 측은 박 전 대통령과 따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최씨 측의 이경재 변호사가 이렇게 최씨 심경을 전달했습니다. “피고인은 오랜 세월 존경하고 따르던 박 전 대통령을 재판정에 서게 한 자신에 대해 말할 수 없는 자괴감을 토로하고 있다. 함께 재판을 받는 것은 살을 에는 고통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검찰이 공동 피고인으로 기소하면서 실낱같은 소망도 날아갔으며 최소한의 인간적 배려마저 외면한 것에 대해 섭섭하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분리 재판 요청을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삼성 뇌물죄 공소사실이 동일하고 증인도 전부 중복돼 함께 심문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린 2일 오전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지지자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뉴시스


이어 첫 공판준비기일 말미에 재판부가 검찰 변호인 측과 협의해 추후 기일을 잡았습니다.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16일 오전 10시에 한 번 더 열기로 했습니다. 그런 다음에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첫 번째 정식 공판을 오는 23일 오전 10시 진행하겠다고 고지했습니다. 23일에는 박 전 대통령이 반드시 출석해야 합니다. 최씨도 함께 나와야 하죠. 40년 지기의 박근혜-최순실 두 사람이 국정농단 사태 이후 처음으로 법정에서 조우하게 되는 것입니다. 박 전 대통령은 어떤 모습으로 나와 어떤 주장을 할까요. 박 전 대통령을 만나는 최씨의 반응은 어떨까요. 23일 열리는 역사적인 재판에 국민적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박정태 선임기자 jt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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