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지난해 5월 발표한 '브랜드 가치 순위'.


영국에 이어 이탈리아도 구글세 과세
프랑스·스페인·러시아·호주도 과세 추진
한국 시장은 영국·이탈리아보다 훨씬 커
애플·페이스북·아마존도 구글세 확대 전망


세계적인 인터넷 기업 구글이 이탈리아 세무당국에 백기를 들었다. 

구글은 4일(현지시간) 지난 14년 간 내지 않은 세금 3억600만 유로(약 3800억원)를 이탈리아 국세청에 납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국세청과 사법 당국이 구글의 탈세 혐의에 대해 고강도 조사를 벌이자 항복 선언을 한 것이다. 구글이 영국에 이어 이탈리아에서도 백기 투항을 한 셈이다.

이탈리아 국세청은 구글이 2002년부터 2015년까지 이탈리아에서 올린 매출액 10억 유로(약 1조2400억원)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았다고 추산했다. 이탈리아 국세청은 이탈리아 소비자가 구글플레이에서 유료 앱을 구입하거나 이탈리아 기업이 자국 소비자를 타깃으로 구글 사이트에 광고를 냈다면 과세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다.

구글은 이탈리아에서 발생한 수익을 아일랜드에 있는 법인 매출로 잡는 방식으로 세금 납부를 회피해 왔다. 아일랜드 법인세율(12.5%)이 이탈리아(24%)보다 훨씬 낮은 점을 이용한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특정 국가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세율이 낮은 국가에서 발생한 수익으로 처리하면서 세금을 절감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구글세(Google Tax)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각국 정부가 구글세 추진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미 영국은 2015년 4월 구글세를 도입했고, 지난해 1월 구글로부터 1억3000만 파운드(약 1906억원)의 세금을 징수했다. 프랑스 검찰은 지난해 5월 탈세 혐의로 구글프랑스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스페인 경찰은 지난해 6월 마드리드에 있는 구글 사무소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러시아 호주 인도네시아도 구글에게 세금을 추징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애플·페이스북·아마존 등 미국 글로벌 기업들도 구글과 같은 방법으로 세금 납부를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따라서 영국과 이탈리아가 구글에게 구글세를 물린 것처럼 애플·페이스북·아마존을 상대로 구글세 과세 움직임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도 유럽 국가들처럼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 등에 구글세를 물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구글플레이가 한국에서 올리는 거래액은 4조원을 크게 웃돌 정도로 엄청나다. 국내 기업들이 구글의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내는 광고비는 연간 수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시장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일 정도로 규모가 크다.

우리 정부는 영국과 이탈리아 정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 탈세 혐의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로 구글을 압박하고 있는 프랑스와 스페인의 과세 의지를 본받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고 세금 납부를 회피하는 구글 등에게 면죄부를 줄 수는 없다.

 그동안 국세청과 검찰은 우리 기업들에게 ‘저승사자’로 불릴 만큼 막강한 권한을 행사해 왔다. 그런 국세청과 검찰이 외국 글로벌 기업들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 우리 기업이 외국 기업에 비해 역차별을 받도록 방치해서야 되겠는가.

염성덕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sdyu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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