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자인 문재인 대통령, 한국교회 인맥은 어떨까

문재인 신임 대통령은 가톨릭 신자이지만 한국교회 인맥도 빈약하지 않다. 선거운동 기간에는 이들을 중심으로 진보 성향인 에큐메니컬 측은 물론이고 보수 교계의 마음도 얻기 위해 애썼다.


후보시절 선거캠프에선 보수 교계와 접점을 넓히기 위해 노심초사했다. 진보적 성향의 문 대통령과 수시로 충돌했던 보수 교계의 지지를 받진 못해도 중립을 이끌어낼 필요는 있었기 때문이다. 보수 교계는 종교인 과세와 동성애, 차별금지법 등의 이슈를 두고 문 캠프와 날선 논쟁을 이어왔다.

더불어민주당 내 대표적 기독의원이자 선대위 일자리위원장 겸 종교특별위원장을 맡았던 김진표 의원이 전면에 나섰다. 수원중앙침례교회 장로인 김 의원은 지난달 20일 열린 ‘제19대 대통령선거 기독교 공공정책 발표회’에 참석해 교과서 등에 동성애 동성결혼이 현행법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서술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김 의원은 “동성애자들에 대한 불합리한 사회적 차별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원칙은 지켜나가되 동성애 동성혼의 법제화에 반대하는 기독교계의 주장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면서 “동성애 동성혼을 사실상 허용하는 법률 조례 규칙이 제정되지 않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며 보수 교계와 눈높이를 맞췄다. 대구 범어교회 집사인 김부겸 의원도 지방을 돌며 교계 지도자들을 만나 문 후보와 교계를 잇는 가교 역할을 감당했다.


실무는 2002년까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에서 간사로 일하다 당에 들어간 이정석 종교특보가 책임졌다. 이 특보는 “진보 교계와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지만 보수 교계와는 이해의 폭이 좁았기 때문에 문 후보가 직접 만나 설명하고 이해시킬 필요가 있었다”면서 “보수 교계 인사들을 많이 만나기 위해 다각도로 공을 들였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만남 자체도 쉽지 않았다. 

이 특보는 “문 후보에 부정적인 정서 때문에 2~3차례 접촉하다 막판에 무산된 경우도 있다”면서 “선거운동 기간이 짧아 더 어려웠지만 만남과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인지 보수 교계도 일부 인사 외에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고 정치적 중립을 선언했다.

에큐메니컬 측과 가교 역할은 문 대통령과 절친인 허원배 성은감리교회 목사를 중심으로 한 목회자 그룹이 일익을 담당했다. 허 목사는 문 대통령과 부산 영도에서 함께 자란 ‘동네 친구’다. 허 목사는 선거운동 기간 중이던 지난 2일 '문재인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목회자 3000인 선언'을 이끌어 내는 데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운동에 관여하진 않았지만 문 대통령의 사돈도 목사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측인 장재도(서울 하늘빛교회) 목사가 문 대통령의 아들 준용 군의 장인이다. 준용 군은 2014년 2월 장 목사의 딸과 백년가약을 맺었다. 문 대통령과 장 목사 모두 사돈에 대해 직접 언급하는 일이 없다보니 주변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교계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는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의 교계 인맥들은 재임 기간 정부와 교계의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진표 의원은 “문 대통령이 소통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교계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눈높이를 맞출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화합을 위해 정부와 교계가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인맥이 교계 인사들의 정치권 진출이나 사익 추구, 정·교 유착에 악용돼선 안 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손인웅 덕수교회 원로목사는 “평소 친분으로 선거를 도왔으면 그걸로 끝이다. 목사는 정치와 거리를 두고 초연하게 기도하면서 잘한 건 격려하고 못한 건 지적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성직자들이 직접 현실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덕이 되지 못 한다”고 말했다.

장창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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