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 내정자를 시작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가 속속 베일을 벗고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날 국무총리,국가정보원장, 대통령 비서실장, 경호실장을 내정 또는 임명한데 이어 이튿날 민정수석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진과 국무조정실장을 임명했다.
 
문 대통령은 총리 내정자 등 몇몇을 제외하곤 국회 동의절차가 필요 없는 인사부터 하고 있다. 그리고 순차적으로 문재인정부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갈 각 부처 장관 인사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조각은 참모 인선과는 다른 각도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향후 5년간 문재인정부의 성패를 가름할 척도가 될 수 있어서다. 더불어민주당 의석수는 120석에 불과하다. 제1당인 것은 분명하나 과반의석에 31석이나 부족해 야당의 협조 없이는 국회에서 아무것도 할 수없다. 입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문재인정부의 개혁은 시작도 못해보고 좌초될 개연성이 크다. 소수정권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안고 출범한 문재인정부에서 협치는 필수다.
   
하지만 협치만으로는 2% 부족하다. 모든 사안에서 야당의 협조를 기대하는 건 구조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소수정권이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연정이다. 내각에 야당을 포함시키는 것이다. 문재인정부가 추진중인 통합정부도 연정의 다른 이름이다. 이게 실현되면 협치보다 연대의 강도가 세져 보다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가능하다.

여권에서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노동장관 기용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통합정부추진위원장은 11일 "국민이 원하면 심 대표를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합리적 진보, 개혁적 보수, 정의를 추구하는 가치가 같은 사람은 당적과 상관없이 함께 일하겠다"고 밝힌 것의 구체적 실현 방안이다.
  
19대 대선에 출마한 13명 가운데 심 대표만큼 노동분야에 특화된 후보는 없었다. 대선 기간 내내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외쳤던 그다. 그는 "노동하는 사람이 존중받는 나라가 돼야 하고 노동이 당당해야 내 삶이 바뀐다"고 했다. 본인이 동의한다면 그만한 적임자를 찾기 어렵다. 격(格) 문제로 심 대표가 고사하더라도 노동장관은 정의당에 할애했으면 한다.     

시각에 따라 정의당 정책이 급진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가고자 하는 방향이 옳다면 주저할 이유가 없다. 문 대통령도 취임 당일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정의당 공약을 거론하며 당장은 어렵지만 언젠간 실천해야 할 가치라고 밝힌 바 있다. '심상정 노동장관', 적재적소이지 파격이 아니다.
   

이흥우 선임기자 hw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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