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한민구 국방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청와대 제공

북한은 14일 오전 평안북도에서 동해를 향해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5일 만이다. 새 정부는 아직 청와대 참모진도 완전히 꾸려지지 않았다. 대선 기간 내내 ‘집권하면 안보가 불안해진다’는 보수층 여론에 시달리다 출범한 터였다. ‘문재인 청와대’는 집권 후 처음 맞닥뜨린 안보 상황에 어떻게 대응했을까.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건 오전 5시27분쯤이다. 그 직후 합동참모본부는 미사일 발사를 인지했고, 이 상황은 청와대 안보실장 직속의 국가위기관리센터 상황실로 전달됐다. 문재인정부는 지난 12월 안보실 1차장 산하의 위기관리센터를 안보실장 직속 국가위기관리센터로 개편한 터였다.

상황실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지 22분 만인 오전 5시49분 임종석 비서실장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다. 상황을 파악한 임 실장이 다시 전화기를 든 것은 오전 6시8분. 임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로 북한 미사일 발사 사실을 보고했다. 북한이 평안북도에서 미사일을 쏜 지 41분 만에 합참→위기관리센터→비서실장을 거쳐 대통령에게 보고가 이뤄졌다.

임 실장의 전화보고를 받은 문 대통령은 “국가안보실장이 직접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김관진 안보실장에게 북한 움직임과 우리 군 태세를 직접 듣겠다는 취지였다. 임 실장은 오전 6시13분 안보실장에게 전화해 대통령 지시를 전달했고, 김관진 실장은 오전 6시22분 문 대통령에게 전화해 보고를 완료했다.

문 대통령은 김관진 실장에게 “NSC 상임위를 즉각 소집하라. 내가 주재하겠다”는 지시를 내렸다. NSC 상임위는 오전 7시 청와대 위기관리센터 상황실에서 열렸다. 문 대통령은 오전 8시 NSC 상임위를 방문해 약 20분간 회의를 주재했다. 문 대통령, 김 안보실장, 한민구 국방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홍용표 통일부 장관, 이병호 국정원장, 임 비서실장이 참석했고, 홍남기 국무조정실장과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홍보수석)이 배석했다.

임종석(오른쪽) 대통령 비서실장과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14일 서울 청와대 춘추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련 브리핑을 마치고 자리를 옮기고 있다. 뉴시스

문 대통령은 집권하고 처음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의 도발을 규탄했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며 한반도 및 국제사회의 평화·안전에 대한 심각한 도전행위”라고 규정했다.

정부는 지난 12일 청와대 조직을 개편하며 급박한 외교·안보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안보실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기존 외교안보수석이 담당하던 외교·국방·통일정책 보좌 기능을 국가안보실로 이관해 안보실장이 남북관계와 외교현안, 국방전략 등 안보 이슈를 포괄적으로 관리토록 했다.

비서실장 산하의 외교안보수석은 폐지됐다. 이는 박근혜정부에서 국가안보실이 외교안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면서도 정작 외교안보수석은 비서실장 밑에 두면서 적잖은 혼선이 발생했던 것을 바로잡기 위한 조치였다.

정부가 국가위기관리체계에 관심은 갖기 시작한 것은 2003년 참여정부 때부터다. 참여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 내에 국가위기를 총괄·조정할 ‘위기관리센터’를 설치해 본격적으로 체제를 정비했다. 전통적 안보에서 포괄적 안보로 개념이 이때부터 전환하기 시작했다.

이후 NSC 사무처는 평소에는 다양한 상황정보를 종합적으로 수집하고 위기 발생 시에는 최단시간 내에 대통령에게 관련사항을 보고할 수 있는 국가안보종합상황실 설치를 추진해 국가위기관리 종합지휘소로 완성됐다. 포괄적 안보에 속하는 대형 재난·재해, 국가 기능마비 등 다양한 위기유형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예방과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기본 규범인 위기관리 매뉴얼을 정비했다.

NSC 사무처는 다양한 위기 요인을 평가해 국가적 차원에서 관리가 필요한 33개 위기유형을 선정하고, 유형별 위기관리 표준 매뉴얼을 수립했다. 그러나 NSC 사무처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폐지됐고 위기정보상황팀으로 축소됐다. 박근혜 정부에선 외교안보수석이 직제상은 비서실 소속이지만 안보실 2차장을 겸해 비서실장과 안보실장 2명 모두를 직속상관으로 모시는 구조가 됐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윤영찬 홍보수석과 함께 오전 9시30분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 같은 NSC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며 “정부의 대응 과정을 국민이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간략하게 상황 설명 드리는 게 저희 의무라 생각해 설명 드린다”고 말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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