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문재인-박원순 공동정부’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14일 청와대 사회혁신수석에 하승창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사회수석에 김수현 전 서울연구원장이 임명됐다. 앞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을 지낸 조현옥씨가 인사수석에,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임종석 전 의원이 비서실장에 선임됐다. 청와대 수석비서관 8명 중 3명과 비서실장이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일했던 인물로 채워진 것이다.

특히 하승창 사회혁신수석은 박 시장과 오랫동안 시민운동을 같이 해온 사람으로 ‘박원순의 복심’이라 불릴 정도의 핵심 측근이다. 박 시장이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지난 3월 뒤늦게 문재인 캠프에 합류했지만 수석비서관으로 발탁됐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이날 수석 인사를 접하고 “서울시가 청와대를 다 차지했다는 말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스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김수현 사회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은 노무현 정부에서 일했던 참여정부 사람으로 보수정권이 들어서면서 서울시로 자리를 옮겨 박 시장과 같이 일하게 된 경우”라며 “이들을 ‘박원순 사람’이라고 말하는 건 반만 맞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에 서울시 출신 인사들이 중용될 것이라는 전망은 이전부터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시의 정책들을 전국화하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박 시장과 함께 광화문광장을 찾아 “서울시의 검증된 정책과 인재들을 최대한 활용하고 싶다”며 “다음 정부는 박 시장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김주명 서울시장비서실장은 “보수정권 시대에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가 진보진영의 정책역량을 대거 흡수해 보존해온 측면이 있고, 서울시의 혁신정책들과 새정부의 정책 방향이 상당부분 일치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서울시에서 직접 일을 해본 사람들이 새정부 초기에 대거 기용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새정부 출범 후 대통령 공약에 포함된 서울시 정책에 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문 대통령 공약에는 서울시가 건의한 정책과제 66건 중 약 60%인 39개가 반영됐다. 구체적으로 도시재생, 찾아가는동주민센터, 환자안심병원, 청년수당, 생활임금제, 근로자이사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화, 노동시간 단축, 원전 하나 줄이기, 공공임대주택 확충 등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특히 근로자이사제나 청년수당, 환자안심병원, 도시재생 등은 서울시만 하고 있거나 선도해온 정책들이다. 이에 따라 새정부에 앞으로 더 많은 서울시 공무원들이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 시장 역시 새정부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그동안 혁신과 협치로 영글어진 서울시의 정책들이 이제 비로소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저,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찰떡궁합을 이루어 새로운 민주정부, 빛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겠습니다”라고 밝혔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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