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4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김정은 북한 정권이 14일 기습적으로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고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고 철저한 대비태세를 지시했다.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도발한 북한 정권에 대해서는 국내 언론들이 15일자 사설 등을 통해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대처 방안에 대해서는 언론사별로 다양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국민일보는 <‘문재인 시험’에 들어간 북한…오판 못하게 압박해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북한이 취임 5일을 맞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시험에 들어갔다. (중략)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미묘한 시기에 저질러졌다. 한국에는 전임 정부와 달리 제재와 함께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가 막 들어선 상황이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의 군사적 압박에서 벗어나 대화 국면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였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국장도 미국과 ‘반민·반관’ 형태의 대화를 마치고 13일 귀국하며 ‘여건이 되면 (트럼프 정부와)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래놓고 다음날 한·미가 깜짝 놀랄 만한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중략) 문 대통령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즉각 소집해 북한에 엄중 경고하고,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철저한 대비태세를 하라고 지시한 것은 적절했다. (중략)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선(先)태도변화-후(後)대화가능’ 입장을 명확히 했다. 그는 ‘대화가 가능하더라도 북한의 태도변화가 있을 때 비로서 가능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략) 이 기조가 끝까지 지켜져야 한다. 북한은 자신의 페이스대로 끌고 가기 위해 도발과 대화 공세의 양면전술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과 미국을 떼어놓으려 획책할 수도 있다. (중략) 북한의 태도가 달라지고 핵 포기의 진정성이 확인될 때까지는 한·미동맹을 토대로 국제사회와 함께 압박을 지속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김정은, 文 대통령을 시험대에 올렸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중략) 김정은이 미국을 겨냥한 중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은 우리를 공격할 미사일은 이미 개발이 끝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미국과 한반도 주도권을 놓고 담판을 벌이겠다는 계산 때문이다. 겉으로는 미국을 겨냥하지만 실제로는 우리를 노리는 매우 심각한 위협이다. 문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에 참석, ‘KAMD(한국형 미사일 방어) 개발 속도를 높이라’고 지시했다. 사드에 부정적인 문 대통령은 주한미군 사드 없이도 국토방위가 가능하도록 KAMD 속도를 높이라고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 KAMD는 미국 MD에 편입되지 않고, 우리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미사일 방어체계를 말한다. 그 핵심은 사드보다 낮은 고도 40~60㎞에서 종말 단계 요격을 담당하는 L-SAM이다. 하지만 L-SAM은 차질 없이 개발된다고 해도 2023년 초반에야 실전 배치가 가능하다. L-SAM을 뚫은 북 미사일은 천궁 요격 체계와 PAC-3가 막게 돼 있는데, 그 실효성이 의심받고 있는 실정이다. (중략) 결국 문 대통령의 임기 중엔 주한 미군 보호용으로 도입된 사드 시스템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사드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시스템이다. 문 대통령은 북 미사일 도발을 계기로 최소한 KAMD가 완비되기 전까지는 사드의 효용성을 인정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주력해야 한다. 현재 우리의 기술력으로 단기간에 사드를 대체할 수 없는 것이 명확한 이상, 백해무익한 논란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 북한의 미사일 기술은 날로 진화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최소한의 방어책인 사드 문제로 내분을 겪는 것은 적전(敵前) 분열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중략) 대통령 후보와 대통령의 입장은 같을 수 없다. 김정은은 문 대통령을 시험대에 올렸다. 문 대통령이 안보 문제에서만큼은 정치적 견해를 벗어나 현실에 바탕을 둔 전략과 전술로 국민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바란다. 그것이 문 대통령이 천명한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다”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북한, 핵개발·미사일 발사로는 더 얻을 게 없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중략) 문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신속하게 대처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22분 만에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임 실장이 좀 더 상세한 상황을 보고하려 하자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이 직접 보고하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하되 한민구 국방장관 등 지난 박근혜 정부의 안보 관련 장관들도 참석하도록 지시했다. 이는 안보와 관련해서는 신·구 정부의 이견이 있을 수 없다는 일치된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중략)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대화를 통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정부와 국제사회의 노력을 무시하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폭력적인 행동에 다름아니다. 북한이 당초 의도한 대로 나아가려는 이른바 북한판 ‘닥치고 핵보유국’ 추진의 모양새다. (중략) 북한의 이 같은 행동에 한·미 정부는 일단 신중한 입장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의외로 성공적이고 충격이 커 앞으로 가져올 파장을 신중히 분석하는 듯하다. 그러나 중국은 크게 반발했다. (중략)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우리는 북한을 거듭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특히 새 정부는 멈추지 않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의 의도, 예상되는 과정, 결과를 다시금 신중히 연구, 평가해야 한다. 그리고 한·미동맹과 국제공조를 통해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는 결코 얻을 게 없다는 점을 거듭 각인시켜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동아일보는 <文정부 나흘 만에 北 미사일 도발…이래도 ‘대화’인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중략) 올 들어 벌써 7번째인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문재인 대통령은 즉각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심각한 도전행위’를 규탄하고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지만 오판하지 않도록 도발에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거듭 ‘대화가 가능하더라도 북한의 태도 변화가 있을 때 비로서 가능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지만,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날 대화 가능성을 말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중략) 취임 4일 만에 벌어진 북한의 일격에는 대북 압박보다 대화를 강조해온 문 대통령을 시험해보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을 것이다. (중략) 문 대통령은 어제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조기 도입 등 우리 군의 방어태세를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이 어제처럼 도발할 경우 KAMD의 핵심 요소인 패트리엇(PAC-3)으로는 잡기 어렵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요격이 가능하다. 문 대통령이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하고, ‘햇볕정책 2’로 요약되는 대북유화 공약을 재검토해야 하는 이유다. 문 대통령은 편의적 낙관론(wishful thinking)에 매달리기보다 북한의 본질을 꿰뚫어볼 수 있는 외교안보 진용을 서둘러 갖춰 북한에 한미 공동의 단호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노동신문이 지난 2월 공개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2'형 시험발사 모습. 노동신문


한겨레는 <대화 기류에 찬물 끼얹는 북한 미사일>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중략) 그러나 북한의 이런 행동은 한국과 국제사회에는 ‘도발’로 인식돼 국제관계 속에서 대화를 시도하려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공간을 좁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내 강경 매파의 목소리를 키워줄 수 있다. (중략) 북한의 이런 무력 도발은 고립을 자초하는 행위다. 문 대통령은 이날 미사일 발사 직후, 곧바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한민구 국방장관, 홍용표 통일부 장관 등 전임 정권의 안보라인을 중심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했다. 아직 새 정부 안보라인이 구축되지 않았지만, 국가안보 문제는 정권 차원을 넘는 국가적 문제라 보고 기존 안보상황 매뉴얼대로 대응한 것이다. 신속한 대처는 국민들의 불안을 불식하려는 노력으로 긍정적으로 봐줄 만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북한 미사일 발사를 ‘국제평화와 안전에 대한 심각한 도전 행위’로 규정하고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북한과) 대화가 가능하더라도’라고 말하는 등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는 투트랙 전략을 언급했다. 이전 정부와 비교하면 ‘대화’의 싹을 자르지 않고 단서를 유지한 점은 평가할 만하다. (중략) 문재인 정부는 국제사회와 대북 기조를 맞춰 나가면서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도 불구하고 애초의 ‘대화 기조’와 방향을 뒤엎지 않고 설득하고 노력하는 작업은 계속해야 한다. 또 국내의 여러 정치세력 역시 국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안보상황을 이용하던 냉전시대의 잘못된 행태를 더는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고 주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에 참석하며 한민구 국방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뉴시스, 청와대 제공


경향신문은 <대화하자며 미사일 도발한 북, 정권 생존에 도움 안된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중략) 문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 발사에 신속하게 대응했다. 즉각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해 북한의 도발을 강력 규탄하고 단호한 대응을 주문했다. (중략) 도발 시점도 공교로운 부분이 많다. 문 대통령 취임 나흘 만에 고강도 도발을 한 것에서는 새 정부의 대응을 떠보려는 의도가 드러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일대일로 국제포럼’ 개막식 날 도발함으로써 중국에도 모종의 신호를 보냈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이 최근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대북 제재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데 대한 반발 차원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미국과 한국, 중국 등 북핵 당사국 사이에서 대화를 거론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도발이 이뤄진 점도 우려스럽다. 북한과 미국은 최근 노르웨이에서 반민반관 접촉을 가졌고, 여기에 참석했던 최선희 북한 외무성 국장은 ‘여건 조성’을 전제로 대화 의사를 표명했다. 그럼에도 북한이 군사도발을 감행한 것은 대화 재개 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행태는 협상력을 높이기는커녕 대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밖에 없다. 북한은 군사적 도발로 체제 생존을 이루기 어렵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북한은 더 이상 고립될 수 없을 만큼 고립돼 있다. 세계 어느 나라도 김정은 체제를 정상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 대화 의지를 표방한 문 대통령을 비롯해 국제적으로 대화 여건이 조성되는 상황에서 이를 마다하고 군사도발을 감행하는 지도자를 누가 신뢰하겠는가. 북한은 스스로 밝힌 대화 의지가 진심이라면 더 이상 도발해선 안된다. 이번 도발에 대해 한·미·중·일 지도자들이 한목소리로 강력 규탄한 것을 북한은 가볍게 보지 말아야 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염성덕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sdyum@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