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지기의 박근혜(왼쪽) 전 대통령과 최순실(오른쪽)씨가 오는 23일 법정에서 대면한다. 국정농단 사건 이후 얼굴을 맞대는 것은 처음이다. 뉴시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이 오늘(16일) 종결됐습니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은 오는 23일 오전 10시 첫 번째 정식재판에 구속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게 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재판장 김세윤)는 오늘 대법정에서 열린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과 변호인단의 의견을 듣고 재판기일과 증거조사 계획 등을 정리한 뒤 종결 선언을 했습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출석하는 첫 정식재판의 언론사 법정 촬영 신청이 들어오면 허가 여부도 결정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재판부는 말미에 “국민 알권리 등 제반 사정 고려해 (촬영) 허가 여부를 결정하겠다. 피고인들에게도 그런 신청이 들어올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언론사 법정 촬영을 허가하겠으니 피고인들에게 얘기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역사적 사건이기 때문이죠. 1996년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12·12사태 및 비자금 사건 때도 법원은 국민적 관심과 역사적 중요성을 감안해 두 전직 대통령이 법정에 선 모습을 언론이 촬영하도록 허가한 바 있습니다. 법원은 이 같은 전례를 따를 것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단인 유영하(왼쪽), 이상철 변호사가 1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 전 대통령 2차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준비기일에서 재판부는 향후 신속한 재판을 거듭 강조했지만 변호인단은 지연 전략으로 나왔습니다. 변호인단은 우선 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등 18개 범죄 혐의를 모두 부인했습니다. 또 박 전 대통령 사건과 특검이 기소한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삼성 뇌물수수 혐의 사건을 병합하는 것은 재판부에 유죄 예단, 편견을 심어줄 가능성이 있어 부적합하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특검과 검찰이 기소한 사건은 별개로 취급돼야 한다는 주장도 했습니다. 뇌물수수죄와 강요죄의 이중기소 문제, 과도한 재판기일 지정 문제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두 사람의 삼성 관련 뇌물수수 공소사실이 완전히 일치하고 증인도 대부분 일치하는데 따로 신문하면 같은 증인을 두 번 소환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며 병합의 타당성을 설명했습니다. 그럼에도 변호인단이 정식 의견서를 제출한 만큼 문제 제기를 검토해 정식재판 때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재판 준비가 끝남에 따라 23일 정식재판이 열리고 25일에는 서증조사가 시작되게 됐습니다. 아울러 박근혜-최순실 사건 병합이 최종 확정될 경우 재판은 일주일에 3번 진행될 것이라고 재판부가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당초 주 4회 재판을 제시했으나 변호인단이 박 전 대통령의 건강상 주 4회 출정은 무리라는 의견에 따라 일단 주 3회로 정리했습니다. 월요일과 화요일에 증인신문, 그리고 그 외에 주 1회 증거조사가 이뤄지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진행 여부에 따라 주 3회 재판이 모자랄 경우 소송관계인과 협의해 재판 횟수를 늘릴 수도 있다는 점을 재판부는 강조했습니다.

이제 박 전 대통령은 40년 지기의 최씨와 함께 23일 재판에 출석해야 합니다. 구속 이후 처음으로 국민 앞에 얼굴을 보이게 되는 것인데 어떤 모습일까요. 그리고 어떤 주장을 펼까요. 박 전 대통령과 대면하는 최씨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궁금합니다.

박정태 선임기자 jt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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