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수찬 한겨레신문 기자의 소위 ‘문빠(문재인 대통령 열성 지지자)’ 저격 글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는 모양새다. 안 기자는 자신의 발언에 비난이 쏟아지자 사과하고 글을 남긴 페이스북 계정을 닫았지만 SNS에서는 안 기자의 발언을 두고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안 기자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문에 옮긴 뒤로 시간이 좀 남는다. 붙어보자. 늬들 삶이 힘든 건 나와 다르지 않으니 그 대목은 이해하겠다마는, 우리가 살아낸 지난 시절을 온통 똥칠하겠다고 굳이 달려드니 어쩔 수 없이 대응해줄게. 덤벼라. 문빠들”이라는 글을 남겼다.

안 기자는 이 글로 소위 ‘문빠’들에게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그의 페북에는 “언론인이 독자들에게 싸움을 걸었다”는 식의 댓글이 이어졌고, 게시물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안 기자의 선전포고는 ‘한겨레21’ 1162호(5월22일자 “새 시대의 문”)에 실린 문재인 대통령 표지를 놓고 문 대통령 지지자들이 ‘한겨레21’에 대통령에게 악의적이라며 비난하고 불매·절독 등을 압박한 것과 관련있다. 안 기자는 최근 ‘한겨레21’ 편집장을 지내고 신문으로 복귀했다.

당시 문 대통령 지지자들의 비난이 이어지자 안 기자는 이들을 겨냥해 “시민 누구나 절독 또는 절독 캠페인을 통해 언론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면서도 “저널리즘의 기본을 진지하게 논하지 않고, 감정·감상·편견 등에 기초해 욕설과 협박을 일삼는 집단에 굴복한다면, 그것 역시 언론의 기본을 저버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안 기자와 지지자들의 갈등이 "덤벼라. 문빠" 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안 기자는 곧장 사과했다. 그는 페북을 통해 “죄송합니다. 술 마시고 하찮고 보잘 것 없는 밑바닥을 드러냈습니다”라며 “문제가 된 글은 지웠습니다. 한겨레에는 저보다 훌륭한 기자들이 많습니다. 저는 자숙하겠습니다. 부디 노여움을 거둬주십시오. 거듭 깊이 사과드립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점점 확산됐다. 이번엔 안 기자의 댓글이 문제가 됐다. 그는 페북에 “문빠들 솎아서 차단하는 기능을 제공한 페북에게 새삼 감사하다”라고 썼다. 이 때문에 네티즌들로부터 ‘거짓 사과’라는 비난을 샀다. 하지만 댓글은 안 기자가 사과하기 전에 남긴 것이다. 


문 대통령 지지자들 중 오피니언리더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이정렬 전 판사는 16일 SNS에 “극렬 문빠 중 한 사람이자, 한겨레에 칼럼 쓰고 있는 사람으로서 정중히 여쭙겠습니다.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관계자분들. 도대체 가만히 있는 문빠들한테 자꾸 왜 이러십니까?답변 부탁드립니다”고 썼다.


고일석 전 중앙일보 기자도 SNS를 통해 “문빠라는 속성을 가진 사람들, 그 무리의 가장 큰 특징이 통일된 지도부가 없다는 것. 그리고 그런 게 있을 수도 없다는 것. 그래서 한 마디로 누구도 못 말린다는 것”이라며 “이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일 것 같은데 문빠들은 먼저 안 건드리면 안 싸운다. 문빠를 건드리고 싶은 욕구에 불타오르는 사람들은 이 점을 꼭 유념하는 게 좋겠다”고 전했다.

반면 김도연 미디어오늘 기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니꼽다고 좌표 찍은 뒤 개떼처럼 몰려가 일점사해서 굴복시키는 시대면, 언론이 왜 필요한가. 그게 파시즘인데”라며 “기자 사냥꾼들, 그거 당신들 주인에게 부끄러운 짓이오”라고 지적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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