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국민일보 DB(청와대사진기자단)

‘#우리_이니_하고_싶은_거_다_해’.

문재인정부가 출범하고 SNS 타임라인에서 이런 해시태그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생각한 대로’ 인선하고 ‘생각한 대로’ 정책 방향을 결정하라고 응원하는 의미의 해시태그입니다. ‘이니’는 문 대통령의 애칭입니다. 이름 마지막 글자 ‘인’에 ‘재인이’ 할 때 ‘이’를 붙여 ‘이니’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SNS 이용자들은 문 대통령이 내각이나 청와대 비서실을 구성하고, 일자리 창출 계획이나 세월호 희생자 예우를 지시할 때마다 관련 뉴스를 타임라인으로 옮기면서 이 해시태그를 붙입니다. ‘믿고 맡긴다’는 지지의 표현으로 말이죠. 물론 모든 국민이 동의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많은 SNS 이용자가 이 해시태그를 덧붙여 문 대통령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지난 16일은 문재인정부 출범 일주일째였습니다. 문 대통령은 일주일 동안 정말 분주했습니다. 집권 당일인 지난 10일 국회에서 취임 선서를 마치고 곧바로 청와대 집무실로 들어가 업무를 개시했습니다. 박근혜정부가 대통령 파면으로 막을 내린 탓에 인수위원회는 없었습니다. 문 대통령이 화려한 취임식은커녕 집무실로 들어가자마자 일을 시작한 이유입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로 들어가고 반나절도 지나지 않은 오후 2시45분 내각과 비서실 1기 인선을 발표했습니다. 청와대 춘추관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이낙연 국무총리, 서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를 지명했고, 임종석 비서실장과 주영훈 경호실장을 임명했습니다. 한 시간도 지나지 않은 오후 3시30분 집권 ‘1호 지시’로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고용노동부에 하달했습니다. 같은 날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하면서 워싱턴 방문 계획을 이야기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국민일보 DB(청와대사진기자단)

집권 2일차인 11일 조국 민정수석을 임명해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추진했던 검찰개혁의 ‘신호탄’을 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도 그날 이뤄졌습니다. 중국 정상이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취임을 축하한 것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선 박근혜정부에서 이뤄진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한·일 협의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여론을 전했습니다. 92세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는 “문 대통령 잘한다. 멋있다”고 말했답니다.

집권 3일차인 12일에는 첫 외부 일정으로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해 “인천공항 비정규직 1만명을 올해 안에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또 박근혜정부에서 강행한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관련 부처에 지시했습니다. 문재인정부 ‘2호 지시’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첫 주말인 지난 13일 ‘마크맨’들과 함께 북악산에 오르고 있다. 국민일보 DB(청와대사진기자단)

집권 4일차이자 첫 주말인 13일은 어땠을까요. 호흡을 가다듬긴 했지만 그냥 쉬진 않았습니다. 기자들을 만났습니다. 산에서 말이죠. 이른바 ‘마크맨’으로 불리는 더불어민주당 출입기자 60여명과 함께 북악산으로 향했습니다. 그날 청와대 관저로 입주해 이삿짐도 풀었습니다.

집권 5일차인 14일은 문 대통령에게 정말 분주한 하루였습니다. 북한이 아침부터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북한은 오전 5시27분 평안북도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고,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 상황실은 22분 뒤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습니다. 오전 6시8분 임 비서실장 보고, 오전 6시22분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보고, 오전 8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주재, 그리고 문재인정부 첫 대북성명….

그렇게 아침부터 발바닥에 땀 나도록 움직이고 오후에는 전병헌 정무수석, 하승창 사회혁신수석 등 비서진을 추가로 임명했습니다. 사회혁신수석은 문재인정부에서 신설됐습니다. 하 수석은 정부 예산과 재벌 구조에 특화된 사회활동가 출신입니다. 그를 임명하면서 검찰개혁에 이어 재벌개혁을 예고한 셈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청와대 여민관 직원식당에서 함께 식사하고 있다. 국민일보 DB(청와대사진기자단)

집권 6일차인 15일 문 대통령은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응급조치로 30년 넘은 노후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셧다운(일시 가동중단)을 지시했습니다. ‘3호 지시’입니다. 또 세월호 참사에서 희생된 경기도 안산 단원고 기간제 교사 고 김초원·이지혜씨에 대한 순직 인정을 관련 부처에 지시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일(2014년 4월 16일)부터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2016년 12월 9일)로 모든 권한을 상실할 때까지 969일 동안 방치했던 사안이죠. 문 대통령은 공무수행 중 사망한 공직자의 정규직 비정규직 여부와 관계없이 순직 처리하는 방안을 추가로 지시했습니다. 비정규직 순직 처리는 문 대통령의 ‘4호 지시’입니다.

집권 7일차인 16일 문 대통령은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을 임명했고, 매튜 포틴저 백악관 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과 앨리슨 후커 NSC 한반도 보좌관 등 미국 정부 대표단을 접견했습니다. 여기서 집권 후 첫 정상회담 일정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다음달 말 워싱턴에서 만나기로 약속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미국 정부 대표단의 매튜 포틴저 백악관 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과 악수하고 있다. 국민일보 DB(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의 일주일 행보를 모두 나열하지 않았지만, 이 글만으로 숨이 찹니다. 그만큼 문 대통령은 집권 일주일 동안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이쯤 되니 ‘#우리_이니_하고_싶은_거_다_해’라는 해시태그를 이해할 만도 합니다. 국민이 문 대통령을 ‘노예’처럼 부린다는 의미로 영화배우나 만화 캐릭터가 채찍질하는 장면에 “일하라 문재인”이라고 적은 글도 SNS에서 떠돌고 있습니다.

박근혜정부는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헌법재판에 의해 파면됐습니다. 무력봉기나 쿠데타가 아닌 시민의 평화시위로 국가 최고 권력자를 몰아낸 첫 사례입니다. 그동안 청와대는 90일 넘게 공백 상태였습니다. 새 정부는 전직 대통령 임기를 1년가량 남긴 상태에서 서둘러 출범했습니다.

그것이 대통령 의지든, 국민의 요구든 문재인정부는 당분간 분주한 행보를 계속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일이 착착 돌아갈수록 대한민국은 조금씩 나아지질 것입니다. 일하는 대통령. 이 당연한 것을 우리는 너무 오래 잊고 살았습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