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화폐 판매 사업에 투자하면 최대 1만배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속여 600억원대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다단계 투자사기단 39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대장 박용문)는 전자화폐 발행 사업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속여 투자자 6100여 명으로부터 611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전자화폐 HMH, ACL, 알라딘 대표 A씨(55)와 HMH 이사 B씨(60) 등 9명을 구속하고, 범행에 가담한 지역센터장 등 3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달아난 3명은 지명수배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이 호텔 등지에서 투자설명회까지 열며 내세운 전자화폐는 HMH ACL 헷지비트 블루투스 알리딘 등 5종이다. 

이들은 지난 2015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투자자를 유인하기 위해 잇따라 발행한 전자화폐에 투자하고, 또다른 투자자를 모집해 오면 추천과 후원, 직급 실적에 따라 성과수당을 지급하겠다는 전형적인 '다단계 사기' 수법을 동원했다.

이들은 전국 100여 곳에 지역센터를 만들고 가상화폐를 10조개까지 발행 당시 1비트에 1원이었던 비트코인이 200만원 수준이 된 것처럼 원금의 3~5배, 최고 1만배까지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유혹했다.

가정주부와 회사원, 퇴직자, 농민, 자영업자, 종교인 등 덫에 걸려든 피해자들은 '돌려막기식' 수당 지급에 현혹돼 130만원부터 많게는 2억1000만원까지 투자금을 내밀었다. 피해자 변모(65·여)씨의 경우 수당이 제대로 지급되자 가족과 친인척의 돈, 신용카드 대출금까지 모은 7400만원을 투자해 3개 사업에 참여했다가 낭패를 당해 자녀 집과 찜질방을 전전하고 있다.

A씨와 사업을 벌이던 이들은 투자가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또다른 전자화폐 유사수신업체를 차려 퇴직금과 자녀 결혼자금까지 날린 피해자를 계속 양산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쑥뜸방에서 투자자를 모집하면서 현금이 없으면 카드깡까지 해 서민들의 돈을 챙겼다.

앞서 부산경찰청은 지난해 7월 전자화폐 '힉스코인' 사업으로 314억원 규모 다단계 사기 범죄를 저지른 45명을 적발하기도 했다.

지능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최근 랜섬웨어 문제 등으로 비트코인의 가격이 치솟고 있어 피해자들이 쉽게 속아 넘어갔다"며 "국내에서 정식으로 인가를 받은 전자화폐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다단계 판매업을 정식으로 등록하지 않은 유령 업체에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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