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보

맑은 공기를 마시기 위해 지갑을 열어야 하는 시대가 왔다. 대기 오염은 일상이 됐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차이를 대다수 국민이 알고 있다. 불과 십수년 전만 해도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다.

대기 오염이 우리나라만의 상황은 아니다. 세계 대도시들은 공장 굴뚝에서 나온 공해물질, 차량 배기가스로 인한 스모그로 날로 심각해지는 대기 오염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과 인도처럼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나라에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미국의 비영리 환경보건단체 '보건영향연구소(HEI)'는 2015년 중국과 인도에서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는 각각 110만명으로 세계 대기오염 사망자의 절반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렇게 심각해진 대기 오염은 ‘공기 산업’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 맑은 공기를 찾는 수요가 늘자 깨끗한 공기를 압축해 담은 캔이나 오염물질 필터가 달린 마스크를 파는 기업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바이탈리티 홈페이지

이더 홈페이지

캐나다 기업 바이탈리티(Vitality)는 로키산맥의 맑은 공기를 캔에 압축해 담아 판매한다. 한 캔에 압축공기 8ℓ가 담기고 이를 이용해 160번 깨끗한 공기를 들이마실 수 있다. 

모세스 람 사장은 “우리의 타깃 시장은 대기 오염이 심각한 지역”이라며 “공기캔을 판매해 중국인과 인도인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기업 이더(Aethaer) 역시 ‘에어 파밍’이란 방식으로 교외에서 깨끗한 공기를 채집해 병에 담아 팔고 있다.

에어리넘 홈페이지

공기 산업은 대기오염 방지 마스크 시장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스웨덴 사업가 프레드릭 켐프는 우연한 기회에 마스크 사업에 뛰어들었다. 인도 여행 중 함께 했던 친구의 천식이 재발한 것을 보고 방진 마스크 사업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켐프는 “시장조사를 해보니 대부분 마스크는 예전 의사나 광부들이 쓰는 수준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고 말했다. 켐프는 친구와 함께 에어리넘(Airinum)이라는 회사를 만들어 오염물질 차단 기능과 디자인을 모두 갖춘 마스크를 제작, 판매하기 시작했다.

현재 대기오염 방지 마스크 시장은 전 세계에 걸쳐 있다. 중국의 아이디얼리스트 이노베이션(Idealist Innovations), 미국의 보그마스크(Vogmask), 영국의 프레카(Freka)같은 신생 회사들은 대기오염 방지 기능에다 유행을 따르는 디자인까지 갖춘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다.

O2O2 페이스북

디자인보다 공기 청정 기능 위주의 마스크를 개발한 기업도 있다. 미국의 한 스타트업 기업은 공기 청정 필터를 교체할 수 있는 방식의 오투오투(O2O2)라는 마스크를 만들었다. 코와 입 전체를 감싸 외부 공기를 차단해 오염방지라는 목적에 집중했다.

경남 하동군 홈페이지

국내에서도 공기 캔 사업을 시작한다는 소식이 나왔다. 경남 하동군과 산청군은 캐나다 기업 바이탈리티 에어 인터내셔널과 함께 지리산의 맑은 공기를 상품화해 5월부터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기 오염이 심해지는 추세 속에서 공기 산업이 장차 어떻게 성장해 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구자창 기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