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된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 뉴시스

박근혜정권의 미움을 사 한직을 전전하던 윤석열(57·사법연수원 23기) 대전고검 검사가 화려하게 부활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윤 검사를 국내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장의 수장으로 임명했기 때문입니다. ‘돈봉투 만찬 사건’으로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및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에 이어 법무부 장관을 대행하던 이창재 법무부 차관까지 사의를 표하는 등 법무부와 검찰의 지휘부가 속절없이 무너지자 문 대통령이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격적인 인사를 단행한 것입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19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검찰 인사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 전격 인사 발표=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오늘(19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공식 브리핑을 갖고 서울중앙지검장 및 법무부 검찰국장 인사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발표 내용은 이렇습니다.

“이번 인사는 최근 돈봉투 만찬 논란으로 서울중앙지검장 및 법무부 검찰국장에 대한 감찰이 실시되고 당사자들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실시하는 것입니다.

서울중앙지검장은 2005년 고검장급으로 격상된 이후로 정치적 사건 수사에 있어 총장 임명권자의 눈치를 본다는 비판이 계속돼온 점을 고려해 종래와 같이 검사장급으로 환원시켰고, 현재 서울중앙지검 최대 현안인 최순실 게이트 추가 수사 및 관련사건 공소유지를 원활하게 수행할 적임자를 승진 인사했습니다.

법무부 검찰국장에는 검찰 안팎에서 업무능력이 검증된 해당기수의 우수 자원을 발탁해 향후 검찰개혁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배치했습니다. 이번 인사를 통해 검찰의 주요 현안 사건 수사 및 공소유지, 검찰 개혁과제 이행에 한층 매진하고 최근 돈봉투 만찬 등으로 흐트러진 검찰 조직 분위기를 쇄신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러고 나서 깜짝 놀랄만한 인사내용을 브리핑했습니다. “승진인사. 서울중앙지검장 윤석열 전 대전고검 검사.” “전보 인사. 법무부 검찰국장 박균택 현 대검찰청 형사부장. 부산고검 차장검사 이영렬 현 서울중앙지검장. 대구고검 차장검사 안태근 현 법무부 검찰국장.”

이번 인사의 초점은 윤석열 검사입니다. 특수수사통인 윤 검사가 지난해 12월 박영수 특검팀의 수사팀장으로 영입되면서 ‘돌아온 칼잡이’로 화려하게 복귀한 데 이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돼 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검찰의 중심 무대로 돌아온 것입니다.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화려하게 돌아온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 뉴시스

법무부 검찰국장에 임명된 박균택 대검 형사부장. 뉴시스


# 윤석열은 누구=윤 검사는 충암고,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1991년 33회 사법시험에 합격했습니다. 나이 31살 때이니 늦깎이 합격입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중수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을 역임한 내로라하는 특수통입니다. 그리고 저돌적인 강골 검사입니다.

이렇게 잘나가던 윤 검사는 박근혜정부 들어 비운의 주인공이 됩니다. 채동욱 검찰총장은 국가정보원 정치·대선 개입 의혹 사건을 맡을 특별수사팀의 팀장으로 2013년 4월 윤 검사(당시 수원지검 여주지청장)를 세웁니다. 그런데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기소하도록 지휘한 채 총장이 현 정권에서 미운 털이 박혀 ‘혼외자 문제’로 낙마하면서 윤 검사의 불운이 시작됩니다.

윤 검사는 원세훈 전 원장의 구속 수사를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무부가 막았습니다. 그리고 수사 과정에서 서울중앙지검장 등 지휘부와 이견이 있게 되자 상부 보고 없이 국정원 직원들을 체포하고 자택 압수수색을 하는 등 항명 파동을 일으킵니다. 결국 팀장 직무에서 배제됩니다.

2013년 10월 국정감사에서 그는 “검사장의 외압이 있었다” 등의 폭탄발언을 하고 “나는 조직에 충성하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그는 감찰에 넘겨져 ‘지시불이행’을 이유로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고 2014년 1월 대구고검 검사로 좌천됩니다. 2년 뒤인 지난해 초에도 또다시 대전고검 검사로 발령받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그런 그가 박영수 특검팀 수사팀장에 이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화려하게 부활한 것입니다. 검찰개혁과 함께 그의 칼솜씨를 기대하게 됩니다.

박정태 선임기자 jt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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