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이 난데없이 '딸 의전' 일화로 곤란한 상황에 놓였다. 7일 국회에서 열린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최 의원이 부동산 투기 의혹과 자녀 사업 문제를 지적한 뒤 벌어진 일이다. 

딸과 관련된 일화 말고도 최 의원이 인사청탁 의혹에 휘말려 재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인사청문위원 자격이 없다"는 비판까지 일었다. 이에 청문위원의 도덕성을 문제 삼는 건 인사청문회의 목적과 거리가 먼 얘기라는 반박도 이어졌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웃음을 띄고 있다. 사진=뉴시스


'주영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했던 직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오모씨는 7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최경환 의원이 메르스 사태가 한창이던 2015년 6월 경제부총리 겸 총리대행으로 영국을 방문했을 때 무리한 의전을 요구한 일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현재 인터넷매체 딴지일보 영국특파원으로 활동 중이라는 오씨는 이런 내용의 글을 지난 2월 해당 매체에 게재하기도 했다. 오씨는 "2012년부터 주영 대사관에서 행정직원으로 근무하다가 지난해 10월에 그만뒀다"고 국민일보에 알려왔다.

그가 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과 2월 기사를 요약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회의 참석하려고 영국을 방문했던 최경환 당시 총리대행은 미국 이중국적자인 딸과 함께였으며, 딸을 위해 대사관 직원에게 관광지를 알아보고 식당, 공연 예약 등을 요구했다. 또 자신이 묵던 호텔 방에서 담배를 피울 수 있도록 닫힌 채 고정돼 있던 창문을 열게 해줄 것을 대사관 직원에게 요청했다. 
 

'최경환 의원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진행하면서, 고위공직자의 자녀는 사업을 하면 안 된다고 했던 지적에 대해.
2015년 6월, 메르스 사태로 온 나라가 들썩이던 시절, 당시 경제부총리 겸 국무총리대행이었던 최경환은 OECD 각료 회의 때문에 영국에 방문 중이었다. 당시 나는 주영국대사관 직원이었고, 그때 당시 벌어졌던 일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최경환 의원은 이름 모를 한 여성이 영국에 함께 방문할 것이라고 했다. 혹시 내연녀가 아니냐고 의심할 정도로 각별하게 챙겼던 그 여인은 다름 아닌 최 의원의 딸이었다. OECD 각료 회의를 하는데 딸은 왜 오냐고 물으신다면. ... 아빠는 회의 참석, 딸은 관광.
대사관 공관 차량을 이용은 물론, 대사관 직원들에게 자신의 딸이 가야 할 관광지와 맛집 추천 (맛집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 알아보고 예약까지 요구함) 까지, 심지어 뮤지컬 티켓팅까지 요구했던 게 최경환 의원이다.
메르스 사태를 기억하는가? '골든 아워'(Golden Hour)를 놓쳐 환자 수만 200여명에 격리수용자 수도 2만여명에 달했던 사건. 2명의 환자가 숨지는 그 순간, 총리대행이라는 사람은 자신의 딸을 관광시키기 위해 대사관 직원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서슴지 않았던 인물이다.
자신이 묵었던 호텔 방에서 흡연을 할 수 없다며 고정된 창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자 대사관 직원에게 이를 관철시키려 난리부르스를 떨었던 것도 안비밀이다. 참고로 영국은 화재에 민감한 나라라 실내는 모두 금연이다.
...
이런 에피소드는 언론에 보도가 되지 않아 거의 알려지진 않았지만, 사실 비일비재하다. 그런데 이런 사람이 청문회에서 자녀 관리 얘기를 꺼낸다니, 어이가 상실되다 못해 얼탱이가 터진다.
지금은, 후보자에 대한 문제보다 질의 하는 의원들에 대한 청문회가 더 시급한 시점이다. 청문회 질의자에 대한 자격심사 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8일 온라인에는 오씨가 청문위원 '자격'을 언급한 것과 비슷한 논리를 펴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각종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는 '지인 인사청탁 의혹으로 재판을 받는 의원이 장관 후보자 검증을 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글이 이어졌다.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이 심재권 위원장에게 의사진행 발언 신청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경환 의원은 2013년 8월 지역구 사무실 인턴을 중소기업진흥공단에 정규직으로 취업할 수 있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일 수원지법 안양지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해 "박철규 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을 만난 사실조차 없고 인턴 직원 황모씨 채용을 부탁한 적도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6월2일자 뉴시스 기사 캡처

 
박철규 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이 일로 지난달 12월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청탁을 받은 적이 없고 내가 스스로 한 일"이라고 진술했다가 "최경환 의원이 황씨를 합격시키라고 지시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최경환 의원은 7일 '강경화 인사청문회'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 정도 의혹이면 국장에서 1급으로 올라가는 고위공무원 검증도 통과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또 자녀 사업 문제를 지적하며 "(강경화 후보자의 딸이 사업으로) 이익을 남기진 않았지만 그런 것이 윤리적으로 공직자가 취해야 할 자세는 아니다. 공직자의 사기 관리 차원에서 큰 문제가 있다"라고 비판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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