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닮은꼴' 메이 총리가 런던 화재 현장서 한 행동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런던 서부 라티머 로드에서 발생한 그렌펠 타워 화재 현장을 방문해 안전상의 이유로 주민들을 만나지 않는 등 무성의한 태도로 비난받고 있다.

지난 14일 새벽 1시 15분 쯤(현지시각) 런던 서부 화이티 시티, 라티머 로드의 24층 그렌펠 타워 2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삽시간에 건물 꼭대기까지 번졌다. 이번 대형 화재로 현재까지 최소 30명이 사망했다.

소방당국은 현재까지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입주민이 100명이 넘어 희생자들이 더 많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가운데 화재가 발생한지 24시간이 지나서야 그렌펠타워 화재 현장을 찾은 메이 총리에게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그는 화재 피해를 입은 아파트 주민들을 만나지 않고 런던 소방청 간부들의 설명만 듣고 자리를 떠났다.


이날 현장에서 소방관에게 설명을 듣고 있는 메이 총리가 짝다리를 짚은 채, 턱을 괴고 아파트를 올려다보고 있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 되면서 영국 네티즌을 더욱 분노케 했다.


한 주민은 가디언지를 통해 “부자들이 사는 동네였다면 이런 일이 있었겠나. 우리는 돈 없고 힘이 없어서 버림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아파트는 구청 소유의 공공 임대 주택으로 아랍계 등 이주민과 빈민층이 주로 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 졌다. 24층 건물에 비상구는 하나밖에 없었으며,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았고, 화재경보기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가디언지는 전했다.

이에 대해 한 영국 네티즌은 “메이 총리에게 가난한 서민들은 죽어도 상관없다는 마인드가 느껴진다”며 “이번 화재 사건은 21세기 런던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도저히 믿기 힘든 후진국형 인재”라고 지적했다.

소식을 접한 국내 네티즌은 “이번 화재 사고와 희생자들이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는 한편, 메이 총리의 안일한 대응이 대구 서문시장 화재 현장을 방문했을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닮은꼴' 이라며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일 대구 서문시장 화재 현장을 방문했다.


대구 지역 최대의 전통시장이자 전국 3대 전통시장으로 불리는 대구 서문시장은 지난해 11월 발생한 대형 화재로 점포 800여 곳이 전소되는 피해를 입었다. 시장 내 4지구에서 460억여원, 인근 상가와 노점 등에서 9억여원의 재산피해가 날 만큼 큰 화재였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서문시장을 방문해 김영오 서문시장 상인회장과 함께 화재 피해 현장을 둘러 본 뒤 10여분 만에 현장을 떠났다.


당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후 35일 만에 첫 외부 행보였고, 악화된 민심을 감안한 짧은 방문 이었지만 피해 상인들은 정부 차원의 대처 방안도 내놓지 못하고 위로의 말 한마디 없이 10분 남짓 화재 현장을 둘러보고 떠난 박 전 대통령에게 분노했다.

한 네티즌은 “화재민들 고충은 하나도 안 듣고 그냥 현장을 떠난 메이 총리 모습과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이 매우 흡사하다”면서 “영국 시민들도 촛불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실 대변인은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안전상의 이유 때문이었다”면서 “메이 총리는 이번 참사에 애통해하고 있으며 상황을 시시각각 챙기고 있으며 화재를 수습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영국시민들은 이번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기 위해 이날 오후 6시부터 국회의사당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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