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찬반 논란 "내 자궁은 내 것" vs "생명은 소중한 선물"








지난17일 오전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2017 생명대행진(March for Life)' 행사가 열리고 있다. 생명대행진은 인간생명을 지키고 생명존중 의식을 확산하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여는 생명운동의 한 장이다. 2012년부터 생명대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제공





지난 해 9월 정부가 불법 낙태 시술 의료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하면서 낙태 합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낙태 합법화를 반대하는 교계 및 생명윤리단체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비웨이브 "여성은 아기공장이 아니다"

"내 자궁은 내 것이다" "자궁까지 검열하냐" 

"여성은 아기공장이 아니다" "인구정책 수단으로 여성신체 이용말라"

임신 중단 합법화를 요구하는 여성 모임 '비웨이브'(BWAVE)가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역 인근 걷고싶은거리에서 연방 구호를 외쳤다 

시위 관계자는 "현행법으로 낙태를 하지 못해 고통 당하는 많은 여성들이 있다"며 낙태 전면 합법화를 주장했다. 

여성들은 비옷을 입고 형법 제 269조 1항과 2항, 제270조 1항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형법 제269조 1항과 2항은 약물 등의 방법으로 낙태한 여성이나 낙태하게 한 자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같은 법 제270조 1항은 낙태 시술을 한 의료인을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복지부 개정안 낙태 의사 자격정지 1개월▶최대 12개월로…여성단체 반발

낙태 찬반 논란에 기름을 부은 것은 보건복지부다 

보건복지부는 2016년 9월23일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비도덕적 진료행위’의 구체적인 유형을 정하고, 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의료관계 행정처분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보건복지부는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대리수술 △진료 중 성범죄 △허가받지 않은 주사제 사용 등과 함께 ‘임신중절수술’을 포함시켜 논란을 일으켰다. 

개정안에 따르면 인공임신중절 수술을 한 의사의 자격정지 기간은 기존 1개월에서 최대 12개월까지로 늘어나게 된다.

이에 여성단체 등은 복지부의 입법예고안에 대해 거세게 반발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한국여성민우회 등 14개 여성단체는 지난 해 10월 29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낙태죄 폐지를 위한 검은 시위'를 벌였다. 

폴란드 여성들이 낙태금지법에 반대하며 벌인 '검은 시위'를 본따 열린 시위로, 부산과 광주 등지에서도 잇달아 열렸다.

불법임에 불구, 임신중절수술은 암암리에 시행돼 왔다. 수술을 하다 적발되어 산모와 의사가 처벌을 받은 건수는 극히 드물어 낙태죄는 사문화된 규정으로 평가돼 왔다. 

보건복지부 실태 조사에 따르면 인공임신 중절수술을 받은 사람은 2011년 16만 9000명으로 추정되고 실제 수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의 2015 인공임신중절 국민인식조사에서는 가임기 여성 중 인공임신중절술 경험을 한 여성은 19.6%로 나타났다. 

사유로는 '원하지 않는 임신'이 43.2%로 가장 높았으며, '산모의 건강문제'가 16.3%, '경제적 사정' 14.2%, '태아의 건강문제' 14.2%, '주변의 시선' 7.9%, '부모가 될 자신이 없어서'가 3.7% 순이었다.

◇교계 및 생명윤리단체 낙태 합법화 반대 "태아·여성 모두에 상처"

반면, 태아의 생명보호를 주장하는 교계와 생명윤리단체들은 낙태합법화를 반대하고 있다. 

자궁 속 아기를 여성의 몸의 일부라고 주장하는 것은 명백한 오류라고 지적한다. 

또 수정 순간 독립적 인간 생명체가 생긴다는 과학적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인권 존중사회의 기초라고 주장한다.

특히 여성을 위해서도 낙태를 전면 허용해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 단체는 "낙태는 태아를 희생시킬 뿐 아니라 여성에게 상처를 입히고 사회적 약자로 만드는 행위"라면서 낙태 자유화 주장을 반대하고 있다.

낙태반대운동연합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연간 낙태수술이 17만∼35만 건으로 OECD 34개 회원국 중 출생아 대비 낙태건수가 가장 많은 나라이다. 전국적으로 매일 500∼900명의 태아가 생명을 잃고 있는 셈이다.  

2005년의 경우 하루에 1000건, 1년에 34만2000건의 낙태가 자행됐다. 이는 그해 신생아 수의 78%에 해당하는 숫자이며, 80초에 1명꼴로 태아가 죽은 셈이다. 

가임기 여성 1000명당 낙태 건수를 보면 일본이 13.4건, 미국이 21.1건, 중국이 26.1건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29.8건에 달하고 있다. 또 전국 산부인과의 약 80%가 불법 낙태 수술을 하고 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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