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수는 오지신 분 오지구요~♪ 은어 가득 CCM이라니!

많은 사람들이 노래제목을 보고 오타(誤打)인줄 알았습니다. CCM 그룹 CPR이 지난달 30일 발매한 곡 ‘오진 예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유튜브 캡처

이 노래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12일 정오 기준 벅스뮤직과 네이버뮤직 등 각종 음원 사이트의 CCM 부분 1위에 랭크돼 있습니다. 한때 멜론 차트에서는 모든 장르를 포함해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비기독교인들이 다수인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제목과 가사 때문입니다.

가사의 일부입니다. 

‘예수는 오지신 분 오지구요. 예수는 진리신 분 진리구요. 그의 능력친 만렙. 한계가 없으신 클라스. ㅇㅈ 범사에 그를 인정해 주는 나의 모든 것 나의 최애 되신 주님.’

오지다는 표준어 ‘오달지다’의 다른 표현으로 ‘허술한 데가 없이 야무지고 알차다’를 뜻합니다. 만렙은 컴퓨터게임 용어입니다. 가장 높은 레벨을 의미합니다. ㅇㅈ은 인정(認定)을, 최애는 ‘가장 좋아하는’을, 클라스는 수준을 뜻합니다. 모두 청소년들이 일상 대화와 인터넷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오지다’의 경우 인터넷개인방송의 한 게임전문 BJ가 상대방을 조롱하는 표현으로 오용하면서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보편적이지 않은 가사여서 창의적이고 신선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크리스천인 작곡가 겸 가수 윤종신씨는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곡의 가사를 공유하며 “반성한다. 더 열심히 창의적인 작업을 해야겠다”고 밝혔습니다. 크리스천으로 알려진 개그맨 오지헌씨도 딸과 함께 이 노래를 부르며 춤추는 영상을 SNS에 공개했습니다. 네티즌들은 ‘평소 내가 사용하는 말이 다 들어가 있다. 신기하고 재밌다’ ‘예수님이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부정적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은어처럼 활용되는 말을 하나님을 찬양하는 데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고 거룩하지 않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CPR의 멤버인 이화익(35) 박진희(32)씨는 교회학교에서 청소년 담당 교사로 오랜 기간 봉사하고 있습니다. 이씨는 “모태신앙이거나 신앙생활을 오래한 경우를 제외한 청소년들 중 상당수가 찬송가나 CCM에서 사용하는 표현에 거리감을 느끼는 것을 봤다”며 “청소년들을 미전도 종족으로 봤을 때 그들의 언어와 문화를 습득하고 그에 맞는 전도전략을 펴야한다고 생각해 이번 노래를 발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씨는 음악 프로듀서로 2015년 KBS2TV에서 방송된 드라마 오렌지마말레이드의 OST 작업에도 참여했습니다. 박씨는 서울의 한 외국어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 중입니다.

2013년 발간된 교회용어사전(생명의말씀사)은 찬양을 ‘하나님을 높이고 그 행적을 기리는 말이나 노래 혹은 그 모든 행위’(출 15:11, 삿 16:24)라고 정의합니다. CPR은 청소년들이 즐겨 쓰는 말을 사용한 찬양곡을 추가로 발표할 계획입니다. 그때도 찬반 논란은 있을 듯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시겠습니까.

이사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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