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에서 경찰이 특별한 이유없이 흑인 여성이 탄 차를 세웠다가 운전자가 주정부 검사라는 사실을 알고 당황하는 순간을 담은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흑인이라 차별받는 미국 사회의 현실을 고스란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CNN방송은 플로리다주 검사인 아라미스 아얄라가 문제의 동영상을 공개했다고 13일 보도했다. 아얄라는 “지역사회에 뭔가를 가르쳐줄 수 있는(teachable moment) 영상이라고 생각돼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해당 영상은 아얄라가 탄 차를 세운 경찰의 몸에 부착된 보디캠에 담겨 있던 것이다.


 영상에 따르면 경찰은 아얄라를 세워놓고선 신분증을 요구한다. 신분증을 보고선 놀란 듯 ‘소속이 어디시냐’고 묻은 뒤 “주 검사(state attorney)다”고 답하자 대뜸 “아 그러세요? 그럼 됐어요 가셔도 좋습니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냥 갈 아얄라가 아니었다. 아얄라는 왜 세웠느냐고 캐물었다. 경찰은 차량을 조회해봤더니 정보가 잘 뜨지 않아서 세웠다고 군색한 변명을 내놓았다. 경찰은 또 순간적으로 차량 창문을 본 듯 “아, 창문도 너무 진하게 썬팅이 돼 있는 것도 불러세운 이유예요”라고 덧붙였다. 이에 아얄라는 변명이 웃기다는 듯 혼자 씩 웃고선, 명함을 달라고 얘기한다. 경찰은 명함이 없다면서 수첩에 연락처를 적어서 건넸다. 그러면서 “이제 가도 된다”는 말만 계속 한다. 

 이 동영상이 나오자 미국 사회에서는 흑인에 대한 차별, 또 경찰의 이유없는 흑인 운전자들에 대한 불심검문 등을 비판하는 글이 쇄도했다. 특히 검사라고 하니까 약해지는 경찰의 모습에서 흑인과 같은 약자에만 강한 미국 경찰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다는 지적도 많았다.

 지난해 부임한 아얄라는 플로리다주에서는 최초이자 유일한 흑인 검사이고 강단 있는 수사로 정평이 나 있다고 CNN은 전했다. 
CNN방송 캡처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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