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나훈아(본명 최홍기·70)가 17일 새 음반 ‘드림 어게인(Dream Again)’을 발표했다. 2006년 출시한 데뷔 40주년 기념앨범 ‘덤’ 이후 11년 만에 내놓은 신보다. 나훈아는 오는 11~12월엔 전국을 돌며 콘서트도 열 예정이어서 팬들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나훈아가 전하는 ‘남자의 인생’
이날 낮 12시에 공개된 음반에는 총 8곡이 담겼다. 타이틀곡은 ‘남자의 인생’. 구성진 멜로디에 나훈아 특유의 호소력 짙은 음색이 포개진 트로트다. 눈길을 끄는 건 노랫말. 가족의 생계를 걸머진 아버지의 삶, 남편의 이야기를 전하는데 애틋한 감흥을 자아낸다.

‘광화문 사거리서 봉천동까지 전철 두 번 갈아타고/ 지친 하루 눈은 감고 귀는 반 뜨고 졸면서 집에 간다/ 아버지란 그 이름은 그 이름은 남자의 인생….’

경상도 사투리로 사랑의 감정을 노래한 ‘아이라예’, 이별의 아픔을 담은 ‘당신아’ 등도 인상적이다. 음반의 대미를 장식하는 노래는 ‘내 청춘’. ‘세월이 흘러서 간다/ 덧없이 흘러서 간다/ 어디로 가는 건지 저 혼자 가면 되지/ 나까지 등 떠밀고 간다….’

나훈아의 복귀 소식은 올 상반기 가요계 안팎을 뒤흔든 이슈였다. 나훈아는 ‘트로트의 제왕’으로 통할 만큼 정상의 인기를 구가했지만 2006년을 기점으로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일본 폭력조직에 신체 일부가 훼손됐다는 괴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그는 2008년 1월 기자회견을 열고 각종 루머를 해명한 뒤 다시 칩거에 들어갔다. 소속사는 나훈아가 11년간 무대를 떠난 것과 관련, “그가 관객 앞에 서는 것이 갑자기 두려워졌다고 했다”고 전했다.

나훈아는 11월 3~5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컴백 공연을 열고 팬들과 만난다. 콘서트는 같은 달 24~26일에는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12월 15~17일에는 대구 엑스코 컨벤션홀에서도 열린다. 티켓은 9월 5일부터 예스24에서 예매할 수 있다.

나훈아는 어떤 가수?…“명실상부한 황제”
부산에서 태어난 나훈아는 어릴 적부터 가수가 꿈이었다. 1966년 ‘천리길’을 발표하면서 가요계에 첫 발을 내디뎠고, 이듬해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 히트하면서 스타로 발돋움했다. 중저음과 고음을 매끄럽게 넘나드는 음색과 ‘꺾기’ 창법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나훈아는 특히 70년대에 전남 목포 출신인 가수 남진(71)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면서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이 시절 나훈아는 ‘고향역’ 등의 노래를 통해 산업화 시절 고향을 떠나 도시에 정착한 시민들이 겪는 이농(離農)의 아픔을 대변했다.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위상도 대단했다. 히트곡 ‘울긴 왜 울어’ ‘잡초’ ‘무시로’ 등은 그가 작사·작곡한 노래다. 나훈아는 그간 발표한 2600여곡 가운데 800여곡을 직접 썼다.

90년대 들어 TV에 거의 출연하지 않았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콘서트를 통해 최정상급 인기를 유지했다. 그가 무대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가히 명불허전이었다. 방송사들은 매년 명절이면 ‘나훈아 특집쇼’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그의 콘서트 장면을 방영하곤 했다.

최규성 음악평론가는 “나훈아는 가요계의 거장이라는 수식어를 뛰어넘어 ‘황제’라고 불러도 무방한 가수”라고 평했다. 이어 “특히 공연에서 그는 무대의 모든 것을 컨트롤한다”며 “단순한 트로트 가수를 넘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아티스트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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