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가운데)이 17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청사로 출석하면서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캐비닛에서 발견된 박근혜정부 시절 문건들에 대해 “무슨 내용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은 17일 오전 9시43분쯤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청사로 출석하면서 만난 기자들로부터 ‘캐비닛 문건을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언론 보도를 봤다”면서 “어떤 상황인지,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은 ‘문건의 작성 기간에 민정수석 재임 시절도 포함됐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드렸다”고 짧게 말한 뒤 법정으로 들어갔다. 모른다는 취지의 대답이다.
우 전 수석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 심리로 진행되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14일 “민정비서관실을 재배치한 지난 3일 캐비닛에서 전 정부(박근혜정부)의 문건 약 300종을 발견했다”며 “2014년 6월 11일부터 2015년 6월 24일까지 장관 후보자 등의 인사, 국민연금 의결권 등 현안 검토, 지방선거 판세 전망 등의 자료”라고 밝혔다.

문건은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지원 방안 검토를 포함한 국민연금 의결권 조사 및 지침, 문화예술계 ‘건전화’를 통한 문화융성 기반 정비, 보수권의 국정 우군 활용, 6·4 지방선거 초판 판세 및 전망 등을 담고 있다.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서 핵심 피의자들의 혐의를 밝힐 증거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우 전 수석은 캐비닛에서 발견된 자료가 적성된 기간에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에 있었다. 2014년 5월 민정비서관으로 청와대에 발탁돼 2015년 2월 민정수석으로 임명됐다. 민정수석 재임 기간은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졌던 지난해 10월까지 약 20개월이다.

다만 ‘삼성 메모’에 대해 청와대는 우 전 수석이 직접 작성했을 가능성을 낮게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전 수석이 청와대 행정관에게 지시하는 과정에서 생산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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